경기도 안산 반월공단에 2층과 3층 두 개 동으로 지어진 안산피엠협동화단지.이곳에는 거송산업 신우 등 중소 도금업체 12개가 한 둥지를 틀고 있다.

직원수 10명 내외의 영세업체들이다.

이들은 2년 전만 해도 지붕이 낡아 장마철에는 빗물이 새고 여름철엔 악취가 코를 찌르는 열악한 작업현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이젠 폐수처리시설은 물론 주차장 휴게실 탈의실 회의실까지 갖춘 어엿한 혁신형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작업환경이 좋아지면서 토·일요일에도 특근을 해야 할 정도로 물량이 늘었다.

매출 역시 평균 30%나 신장됐다.

입주 업체인 거송산업의 황규환 대표는 "항상 자금난에 시달리는 영세기업들로서 내 공장은 꿈만 같았는데 협동화단지를 통해 임대공장과 환경문제를 해결했다"며 "입주 후 작업공간도 넓어지고 생산성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한 곳에 모여 사업을 하는 협동화사업이 큰 성과를 내면서 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각자 뿔뿔이 흩어졌던 중소기업들이 한 곳에 모여 식당 회의장 등 공동시설을 운영하고 기계설비 공유,정보교류 활성화 등을 통해 원가 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

중소기업진흥공단은 197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조6899억원을 투입해 전국에 646개의 협동화사업장(참여 업체 4885개)을 조성했다.

중진공에 따르면 2004년에 새로 협동화사업에 참여한 업체의 경우 평균 매출액이 56억8400만원으로 전년의 40억1000만원보다 29.5%나 증가했다.

고용은 업체 평균 31.7명(2003년)에서 35.2명(2004년)으로 9.9% 늘었고 생산시설 가동률도 76%에서 82.9%로 크게 올라갔다.

협동화단지 중 최대 규모는 부산 녹산공단에 있는 부산조선기자재공업협동화단지로 8만4000평의 부지에 53개사가 입주해 있다.

이 단지는 강재 표면처리 및 도장공정,정밀부품 가공공정 분야의 공동 공장 운영으로 연간 중복 투자비 100억원과 외주가공비 35억원 등 모두 135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최병국 이사는 "매일 2000명 이상이 이용하는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가격도 저렴하고 맛도 좋아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자리잡은 인천여성기업인협동화사업장은 영광정밀 극동화스너제조 등 인천지역 여성기업 7개가 입주해 친자매처럼 협력하고 있다.

영광정밀 지경자 대표는 "입주 당시 5억원대에 머물던 매출이 지금은 12억원대로 늘었다"며 "다른 입주 기업들도 모두 성장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은 이처럼 성과를 내고 있는 협동화사업을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2800억원을 들여 110개 협동화사업장을 조성,440개 중소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