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설계·시공 전문 회사인 희훈디앤지(대표 김찬근)가 중국 대형 건설사인 청젠그룹(城建集團)이 베이징에 건립하는 고급 아파트의 1100억원대 규모 인테리어 공사를 따냈다.

국내 인테리어 업체가 중국 현지의 대규모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희훈디앤지는 지난 5월 초 청젠그룹의 부동산 개발회사인 동호방지산유한공사와 베이징 왕징신흥사업지구에 건립하는 총 1600여가구의 아파트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최근 모델하우스 건립에 들어갔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총면적 9만6000평에 30~78평형대의 아파트 1600여가구를 3차에 걸쳐 건축하며 오는 2008년 9월 완료할 예정이다.

청젠그룹이 아파트 건축을 담당하고 희훈디앤지는 아파트 전체의 인테리어 설계와 시공을 맡는다.

중국판 타워팰리스라고 할 이 아파트 단지의 총 사업 규모는 5000억원 정도로 이 중 인테리어 부문은 약 11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회사측은 밝혔다.

이번 계약은 희훈디앤지의 1년여에 걸친 적극적인 제의와 끈질긴 설득으로 성사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원래 베이징에서 부동산사업을 하는 한국 부동산 개발업체가 2003년부터 진행한 사업으로 희훈디앤지는 초기부터 이 업체와 함께 한국식 아파트 분양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한국 업체가 자금 부담 등으로 중도 하차하고 개발사업이 지난해 초 중국 회사인 청젠그룹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김찬근 대표는 "사업 추진 초기 단계부터 아파트 건축은 청젠그룹에서 맡기로 해 상호 교류가 있었다"며 "원래 계획대로 청젠그룹측에 인테리어 공사까지 완료해 분양하는 한국식 모델로 사업을 추진하자고 제의했으나 중국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드물기 때문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여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아파트를 골조 공사만 마치고 인테리어 마감을 하지 않은 채 분양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최근 들어 홍콩 자본이 참여하는 고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첨단 내부 시스템과 인테리어를 갖추고 분양하는 한국식 모델이 나타나고 있으나 흔치 않은 상황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청젠그룹 관계자를 초청해 희훈이 인테리어 시공을 맡았던 타워팰리스 등 국내 성공사례를 보여주며 설득 작업을 벌여 공동 개발 계약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희훈이 이번 사업에서 약 25억원의 모델하우스 건립 및 부지 임차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분양 수익금의 30%를 받는 조건"이라며 "분양을 완료하면 최소한 150억원 이상의 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희훈디앤지는 이번 사업을 위해 중국 베이징에 자본금 20억원 규모의 현지 법인을 이달 안에 설립하고 현재 공사 현장 인근에 건립 중인 모델하우스를 8월 초에 준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번 공사를 계기로 중국 건설업계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향후 중국 아파트 및 주택 인테리어 시장을 적극 개척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