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나이퍼' 설기현(27)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토튼햄)에 이어 한국 축구 선수로는 세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2006-2007년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한 프리미어리그 레딩의 구단 홈페이지(www.readingfc.premiumtv.co.uk)는 7일(한국시간) "더 로얄스(레딩의 애칭)가 100만파운드의 이적료에 울버햄프턴의 설기현을 영입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레딩 구단은 설기현의 몸값이 150만파운드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 방송 인터넷판도 레딩이 설기현의 소속 팀인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과 150만파운드(26억2천만원)의 몸값으로 이적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에는 100만파운드는 울버햄프턴에 선 지급되고 50만파운드는 설기현의 출전 상황에 따라 결정된다는 옵션이 붙어있다.

BBC는 울버햄프턴이 경우에 따라서는 설기현을 다시 영입할 수 있는 옵션 조항도 계약 조건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레딩의 닉 해몬드 이사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울브스(울버햄프턴의 애칭)와 합의에 도달해 기쁘다.

조만간 나머지 세부 사항에도 합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몬드 이사는 "설기현은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뛰어난 선수다.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시절부터 유럽 리그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우리 팀에 큰 보탬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설기현의 전 소속 팀이 된 울버햄프턴의 제즈 모세이 단장은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 구단은 이적료에 합의했다.

물론 메디컬 테스트에 따라 계약이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세이 단장은 "설기현은 뛰어난 선수였다.

하지만 안더레흐트에서 그를 데려온 이후 우리 팀에서 매우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지는 못했다.

설기현은 우리 팀을 떠나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그동안 공적, 사적으로 밝혀왔다"고 말했다.

모세이 단장은 "우리 구단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가지 제의를 받았고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흥미로운 제안을 받았다.

선수와 우리 구단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은 레딩 측이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레딩은 2005-2006년 시즌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팀 창단 이후 135년 만에 프리미어리그로 올라가는 꿈을 이룬 팀이다.

독일월드컵 조별리그가 끝난 뒤 대표팀과 함께 귀국한 설기현은 9일 오후 1시35분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항공편으로 영국 버밍엄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설기현은 런던 서쪽 외곽에 있는 레딩 구단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받은 뒤 정식으로 입단 계약을 맺고 팀 훈련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