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변비 발병률이 세계 평균을 웃돈다는 미국 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발표돼 대표적인 유산균 식이섬유 제품인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무색케했다.

미 위스콘신의대 연구팀이 한국을 비롯 미국 중국 브라질 등 7개국 1만3879명을 대상으로 나라별 변비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다.

변비는 충분한 물과 식이섬유 섭취,적절한 운동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으로 치료한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변비치료제로는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둘코락스,코오롱제약의 비코그린,부광약품의 아락실이 꼽힌다.

지난해 매출은 둘코락스가 1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비코그린 60억원,아락실 40억원 순이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달 둘코락스를 좌약형태로 만든 둘코락스 좌약을,코오롱제약은 비코그린에 작약 성분을 첨가한 비코그린플러스를 각각 새로 내놓는 등 올해 시장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들 제품에 대한 전문가와 소비자들의 평가는 어떨까.

한국경제신문은 소화기내과 교수,약사 등 전문가 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배변성공률,변의 부드러움,변의 양,약복용 기간,안전성(부작용 정도) 등 5개 항목을 5점 척도(만점 200점)로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둘코락스가 142점을 얻어 종합 1위 자리에 올랐다.

둘코락스는 각 항목 평가에서 다른 제품을 앞서지는 못했지만 비교적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락실은 141점,비코그린은 136점을 각각 얻었다.

둘코락스는 약을 복용했을 경우 다음 날 아침 대변이 나오게 하는 효과인 배변성공률에서 40점 만점에 33점을 얻어 비코그린과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비코그린은 약복용 기간 항목에서 34점을 얻어 둘코락스(33점)와 아락실(21점)을 앞섰다.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변비 증상을 개선시키는 약으로 평가받았다.

최병철 약사교육연구소장은 "비코그린 둘코락스 두 제품은 대장운동을 활성화하는 비사코딜 성분이 들어 있어 급성변비 증상 개선에 알맞다"고 밝혔다.

아락실은 안전성과 변의 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른 제품과는 달리 다량의 섬유성분이 들어있다는 점이 이들 항목에서의 고득점 이유로 꼽혔다.

전문가 7명이 아락실이 다른 제품보다 안전성이 높다고 대답했다.

변을 풍부하게 만드는 효과에 대해서도 6명이 아락실이 다른 제품보다 우수하다고 밝혔다.

이풍렬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러나 "아락실도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자극성 하제(설사약)가 함유돼 장기복용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에서 실시한 네티즌 선호도 조사에서는 아락실이 설문 참가자 677명 가운데 35.6%인 241명의 지지를 얻어 가장 선호도가 높았으며 비코그린이 228명(33.7%),둘코락스가 208명(30.7%)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

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들 제품은 변비의 일시적인 대증요법으로 사용될 뿐 근본적인 치료를 해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임도원·차기현 기자 van7691@hankyung.com



◇설문에 응해주신 전문가(가나다순)= 김상균 서울대병원 내과 조교수,김성은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약무팀장,박영숙 을지의대 소화기내과 교수,이광재 아주대 의대 소화기내과 부교수,이동호 교수,이풍렬 교수,정의찬 약사,최병철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