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총액 70억달러(약 7조원)의 일본 최고 부호,대학생과 신입사원들이 가장 존경하는 기업인,무슨 일을 벌일지 한치 앞도 예측하기 힘든 글로벌 돈키호테.

소프트뱅크의 CEO 손정의는 '인터넷 황제'가 되기 전에 가난한 탄광노동자의 손자로 태어난 일본 속의 '조센징'이었다.

무서운 도전 정신과 열정으로 남들의 몇 배씩 노력하며 정상에 오른 그의 삶은 그 자체가 드라마다.

그의 인생역정과 성공과정을 저널리스트의 눈으로 세심하게 살핀 '일본의 제일 부자 손정의'(이노우에 아쓰오 지음,하연수 옮김,김영사)가 출간됐다.

이 책은 미국에서 한 달 만에 고등학교를 졸업할 정도의 엄청난 추진력,일에 몰두하다가 결혼식에도 늦을 정도의 열정,프로야구단을 인수하고 배용준과 함께 엔터테인먼트기업까지 설립할 정도의 신선한 모험정신 등을 깊숙하게 소개한다.

업적만을 내세우지도 않고 인간적인 면과 주변 인물들의 대화를 입체적으로 녹여내 '객관적 거리'까지 담보했다.

그가 추천사를 직접 써 더욱 눈길을 끈다.

그는 지금도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맡은 일에서 최고가 되기를 꿈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올해 신년호 1면 톱기사로 손정의를 다루면서 그의 도전정신이 새로운 일본의 원동력이라고 극찬하고 꿈을 실현하려는 그 정신을 '사무라이 정신'으로 부르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도 시련은 많았다.

특히 소프트뱅크가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을 때 그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졌던 순간도 그랬다.

만성간염이라는 진단이 나왔던 것이다.

그는 절망하지 않고 치료법을 찾았다.

그가 투병 중 '료마가 간다'를 다시 정독하면서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스스로를 불태웠는가가 중요한 것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확인하면서 다시 한번 강렬한 삶의 의지를 다지고 병상에서 일어난 과정은 정말 남다르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그가 터득한 성공의 비결뿐만 아니라 굽힘없는 투지와 끈기,단편적인 성공에 연연하지 않는 인간적 면모를 여러 각도에서 만날 수 있다.

그가 지향하는 미래의 방향을 따라 시대 흐름을 앞서 보고 대처할 수 있는 혜안까지 얻을 수 있다.

320쪽,1만9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