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속의 공기는 뭔가 다르다.

나무가 해충이나 세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내뿜는 방향성 물질,피톤치드의 농도가 짙기 때문이다.

나무가 빨리 자라는 한여름의 오전 시간대가 특히 그렇다.

피톤치드는 신진대사 및 심폐기능 강화,신경조직 이완 등 사람들의 건강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없는 시간을 쪼개 삼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이유다.

올여름 휴가기간에는 가까운 자연휴양림을 찾아 '피톤치드 샤워'를 해보는 것이 어떨까.

#태백 고원자연휴양림

태백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탄광촌이다.

폐광 이후 많이 달라졌지만 시커먼 석탄도시의 흔적은 아직 다 지워지지 않았다.

특히 철암동은 옛 탄광촌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그 낯선 탄광촌 풍경의 한쪽,금광골 깊은 골짜기에 태백 고원자연휴양림이 자리하고 있다.

태백시가 46억여원을 들여 지난해 6월 개장한 자연휴양림이다.

휴양림 매표소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길이 두갈래로 나뉜다.

곧바로 가면 산림문화휴양관과 숙박시설인 숲속의집 8동이 계곡 옆으로 줄지어 이어진다.

야영장 취사장 매점도 눈에 띈다.

계곡 반대편에도 숲속의집 4동이 조성돼 있다.

생긴 지 1년 밖에 안돼 시설이 아주 깨끗하다.

휴양림에는 낙동정맥 한 구간인 토산령(950m)을 잇는 3.5㎞ 정도의 멋진 트레킹 코스가 있다.

여울과 소가 이어지는 폭좁은 계곡을 따라 난 트레킹 길이 부담없다.

야생화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침 일찍 서두르면 토산령에서 해맞이를 할 수도 있다.

능선에 서면 동쪽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망망대해가 장관이다.

(033)550-2849

#완주 고산자연휴양림

고산자연휴양림은 완주군청이 운영하는 휴양림이다.

호남고속도로에서 접근하기 쉬워 전북권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휴양림은 높지 않은 안수산과 서방산 계곡의 시랑천을 따라 조성돼 있다.

계곡 물은 상류에 민가나 오염원이 없어 아주 맑은 편이다.

매표소를 지나 관리사무소 앞에 이르면 작은 연못과 분수대,인공폭포와 물레방아 등이 반긴다.

주말이면 콸콸 쏟아지는 폭포수에 분수대의 물줄기도 더해져 무더위가 말끔히 가신다.

숙박시설은 계곡을 따라 자리잡았다.

2층으로 지어진 산림문화휴양관에는 14평형 객실 6실이 들어서 있다.

숲속의집은 7평형 18실,10평형 12실,14평형 3실,18평형 1실이 있다.

전기온돌로 난방한다.

먹거리와 세면도구,수건,화장지만 챙겨가면 된다.

숙박시설 예약을 하지 못했다면 오토캠핑장을 이용해볼 만하다.

휴양림 계곡 상류의 저수지에서 흘러내린 물을 가둬 7개의 물놀이장도 만들어 놓았다.

길이 120m의 물썰매장도 운영 중이다.

(063)263-8680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남해 금산 동편에 자리하고 있다.

나홀로 조용히 삼림욕을 즐기기에 알맞다.

한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숲속의집 20동이 있다.

2가족용은 4동.8평형의 1가족용도 다락방이 있는 복층형으로 좁아보이지 않는다.

가만히 눈을 감고 누워있으면 언제 잠이 들었는지 모를 정도로 몸이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편백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의 양은 다른 수종에 비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편백나무는 항균,면역기능은 물론 아토피 피부 치료에도 좋다고 알려져 관련 상품이 많이 나와 있다.

대중화된 사례가 동네 대중목욕탕에도 있는 '히노키(편백나무)탕'이다.

휴양림 전망대를 오르면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올망졸망한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해는 볼거리가 참 많다.

금산 보리암이 그중 으뜸이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기도를 드린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해오름예술촌과 독일마을도 있다.

해오름예술촌에서는 도자기 제작 및 칠보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독일교포들이 생활하는 독일마을 아래쪽의 물건리방조어부림 풍경이 그림같다.

(055)867-7881

#제주 절물자연휴양림

자연휴양림 조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

휴양림 입구에 빽빽한 삼나무숲이 싱그럽다.

자갈이 깔린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연꽃 가득한 연못이 나온다.

연못 왼편으로 약수터 가는 길과 절물오름으로 향하는 산행로가 나온다.

이곳 약수는 신경통과 위장병을 다스린다는 말이 있다.

절물오름으로 향하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고무발판이 깔려 있다.

제법 가파른 곳에는 나무계단이 놓여 있어 어린 아이들도 따를 수 있다.

넉넉하게 30분이면 제주의 풍광과 시원한 바람을 만끽할 수 있다.

휴양림 바깥으로는 공항에서 가까운 이호해수욕장,용두암을 둘러볼만하다.

도깨비도로라고 불리는 신비의도로도 지나쳐 보자.신비의도로 옆 러브랜드는 어른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휴양림 동쪽 방향으로는 산굼부리가 멀지 않다.

해발 400m의 평지에 생긴 화구인데 깊이 100m,지름 650m로 한라산 화구보다 크고 깊다고 한다.

돌아다니느라 피곤하다면 한화리조트 테라피센터를 찾아보자.물줄기로 근육을 풀고,향기로 마음을 가라앉히며,건초더미 속에서 땀을 흘리는 헤이배스 등을 즐기다보면 여행길의 피로가 싹 가신다.

(064)721-7421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