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등 일부 업체의 직접 영업에만 의존해온 '렌털'상품이 홈쇼핑에 잇달아 등장하면서 시장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가고 있다.

무형 상품을 취급하는 홈쇼핑 구매담당자(MD)들은 렌털이 보험을 대체할 '저위험 고수익'상품이라고 판단,새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홈쇼핑은 최근 '현대 큐시스 렌털 냉온 정수기'를 렌털 방식으로 판매,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차례 1시간 방송에서 평균 주문건수가 1500~2000여건에 이른 것.렌털 방식을 도입한 이후 일반 정수기 판매방송 때와 비교해 주문이 2~3배 폭주하고 있다고 CJ홈쇼핑 관계자는 밝혔다.

'월 렌털 비용(1만9900원)×의무 사용기간(24개월)'을 제품가격으로 본다면 시간당 매출액이 7억2000만~9억6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임정현 CJ홈쇼핑 담당 MD는 "제조자와 판매자,소비자 등 3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게 렌털 상품의 히트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자는 별도 계약비 없이 월 1만9900원만을 지급하면 고가 최신형 냉온정수기를 빌려 쓸 수 있고,제조업체는 홈쇼핑을 유통채널로 대량 판매의 새 루트를 뚫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렌털 판매의 최대 수혜자는 홈쇼핑업체.취소·반품률 '제로(0)'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주문 명단만 업체에 넘겨주면 홈쇼핑회사는 건당 3개월치 대여료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터 교환 등 정기 서비스도 제조업체 몫이어서 홈쇼핑업체로선 밑질 게 없는 장사인 셈이다.

CJ홈쇼핑은 현재 한달 평균 4~6회 정도 정수기 렌털 방송을 편성하고 있으며,앞으로 비데와 연수기 등으로 상품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관련 업계는 정수기 비데시장을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현재 절반가량인 렌털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GS홈쇼핑도 6월부터 렌털 방식을 도입,'동양매직 프리미엄 멤버십 냉온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6월 중순께부터 판매한 '위가드 렌털 냉온정수기'의 반응이 좋자,방송을 주 1회로 확대했다.

현대홈쇼핑은 렌털형 비데,공기청정기 등 렌털상품을 개발해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CJ홈쇼핑 관계자는 "렌털은 홈쇼핑에서 고수익을 보장할 새로운 무형 서비스 상품"이라며 정수기 공기청정기뿐만 아니라 이·미용상품에서 고가 가전제품까지 렌털 개념을 도입할 상품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 생활용품을 직접 사는 대신 빌려쓰는 렌털시장이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정수기 등 일부 품목에만 렌털 방식이 활성화돼있으나 웬만한 가정용품 전반으로 렌털 대상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수기를 생산하는 웅진코웨이에서 자사 제품을 판매하는 대신 가정에 설치해준 뒤 매달 일정 사용료를 받는 렌털 방식을 도입,성공을 거둔 이래 렌털 영업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이미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업 등에서 업무용 차량을 렌털해 쓰는 게 일반화됐고,최근에는 가계 소비자를 대상으로 의류 도서 미술품 등을 빌려주는 시장도 고속 성장하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