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7·11 전당대회' 대표 경선을 앞두고 막판 판세가 혼전을 보이며 후보자 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일단 강재섭 이재오 후보 간의 양강구도는 고착화되고 있다.

소장파 단일후보였던 권영세 후보는 양강구도를 흔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강-이 두 후보 간 우열은 쉽사리 가리기 힘든 양상이다.

한길리서치가 5~6일 대의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50.4%의 지지를 얻어 강재섭 후보(50.2%)를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다.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이 후보가 19.4%로 14.1%를 기록한 강 후보를 제쳤다.

이런 정황을 들어 이 후보 측은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강 후보의 추격이 만만찮아 경선 결과를 쉽사리 점칠 수 없다는 게 당내 분위기다.

강 후보 측은 "공개되지 않은 여론조사에서 강 후보가 상당히 앞서고 있다"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중위권 다툼도 오리무중이다.

1위는 대표,2~5위는 최고위원으로 선출되는데 빅2와 여성 몫으로 당선이 확정된 전여옥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최고위원 두 자리를 놓고 5명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선두경쟁이 박빙양상을 보이자 강-이 후보는 9일 '대선주자 간 대리전' 여부,정체성 문제 등을 놓고 맞부딪쳤다.

이 후보는 "이회창 총재를 모시고 대선을 두 번 치렀다"며 "내가 이명박계라고 하는데,따지자면 이회창계"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 인사라며 '대리전'이라고 주장하는 강 후보 측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정체성 문제에 대해 "민주화 운동한 사람을 색깔론으로 논한다는 것은 역사에 대한 반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강 후보는 "대리전 정도가 아니다.

대권 사조직이 전국적으로 동원되고 있다"며 "나는 지금 이재오 후보가 아니라 이 전 시장과 경쟁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당원들은 한나라당의 이념과 가치를 추진할 수 있는 후보를 대표로 택할 것"이라며 또 다시 정체성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이 전 시장과 싸우려면 강 후보는 대권 후보로 나오는 게 옳다"며 설전을 이어갔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