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공사(서울 지하철 5∼8호선 운영) 직원이 최근 막이 오른 대형 창작 뮤지컬의 원작 대본을 써 화제다.

주인공은 이 회사 홍보실에 근무하는 조정아씨(31).도시철도공사 사내 기자로 일하고 있는 조씨는 지난 8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원작 대본을 썼다.

특히 이 작품은 국립극단 예술감독이자 독창적인 한국적 미학을 연출해 내는 것으로 유명한 중견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이윤택씨가 연출을 맡아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

사실 조씨는 지난해 12월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이 작품으로 응모했으나 최종심사에서 탈락했다.

그는 "이 작품을 눈여겨본 이 감독이 뒤늦게 뮤지컬 공연을 제안해 대사를 새롭게 집어넣는 각색작업 끝에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작품은 여성실용백과인 '규합총서'를 쓴 조선 최초의 여성 실학자 빙허각과 정조 임금이 만나 사랑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역사적 상상에서 출발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조씨는 중앙대 문예창작과(소설 전공)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바로 도시철도공사 홍보실에 입사했다.

그러나 창작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해 활동을 계속했고 지난해에는 문화일보 주최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탔고 한국문인협회 계룡지부가 주관한 '제1회 김장생 문학상'에서는 시 부문 최우수상도 수상했다.

수원에서 출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창작을 한다는 조씨는 "앞으로도 계속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