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을 고대했던 프랑스의 축구팬들은 9일 결승전에서 자국팀이 이탈리아에 석패하자 실망과 아쉬움의 분위기에 빠져 들었다.

AFP 통신은 프랑스인들이 1998년 이후 또 한번의 우승으로 밤새 축제를 즐기려 했으나 이날 패배로 "잔치는 끝났다"고 표현했다.

팬들은 특히 지네딘 지단이 퇴장이라는 불명예를 남기고 현역에서 은퇴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우승의 환희를 만끽하려고 파리 도심 샹 젤리제 대로에 모였던 수만명의 대부분은 경기 종료 직후 탄식과 함께 서둘러 귀갓길에 올랐다.

팬들은 프랑스가 경기 내용 면에서 더 잘 싸우고도 패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청소년들은 폭죽을 터뜨리며 아쉬움을 달랬다.

AFP 통신은 상대편 선수의 가슴을 머리로 받은 뒤 퇴장당한 지단의 행동과 관련해 "이해할 수 없다.

페어 플레이가 아니었다.

지단이 뭔가 다르게 선수 생활을 끝내길 바랐었다"는 팬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날 밤 파리와 지단의 출신지 마르세유 등 전국의 대도시들에서 인파가 모이자 내무부는 파리 시내 3천명을 포함해 전국에 1만2천명의 경찰 병력을 배치해 폭력과 소란 행위에 대비했다.

한편 베를린 경기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TF1과 회견에서 프랑스팀이 결승전에서 지긴 했어도 잘 싸웠으며 결과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격려를 보냈다.

그는 지단의 행동에 의아함을 나타내면서도 그가 최고의 스포츠 가치를 구현했고 프랑스에 영예를 가져다 줬다고 치하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