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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투데이] 북한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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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북한이 절망적인 궁핍상황에서 벗어나려면 폐쇄 경제를 유지하기 위해 취해온 왜곡되고 파괴적인 관행을 그만두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북한의 정책 결정자들은 이런 선택을 계속 거부해왔다.

    국영 언론의 성명 발표에 따르면 그들은 실용적인 개혁 조치들이 자신들의 체제에 치명적이라 여긴다.

    평양식 표현대로 '이데올로적·문화적인 침투'(외부 세계와의 경제교류를 두고 하는 말)는 소비에트식 사회주의의 붕괴를 가져왔다고 본다.

    평양의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수용소 낙원'을 파괴하는 '부르주아(이데올로기)적 감염'을 결코 허용치 않으려 한다.

    하지만 세계경제와 일정한 교역을 하는 것을 묵인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나라 재정을 유지해 갈 수 있겠는가.

    이 문제에 대한 평양의 답은 김정일 시대에 제창된 두 가지 슬로건에서 찾을 수 있다.

    '강력하고 번영하는 국가'를 긴급하게 건설하고 '군사력 우선 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그 두 가지이다.

    평양은 1998년 첫 번째 슬로건에 대해 "국방력은 나라의 정치적 독립과 자립 경제를 군사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며 "총신(銃身)이 강력할 때만 번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력 우선 전략에 대한 언급은 군사지출이 어떻게 국부에 기여하는지를 보여준다.

    "강력한 자주 국방 산업의 기초를 세우기만 하면 경공업 농업 등을 포괄하는 모든 경제 분야가 활력을 얻게 되고 인민들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군사 지출은 더 많은 이익을 벌어들여야 한다.

    이는 다른 나라들로부터 자원을 끄집어내는 것을 뜻한다.

    북한의 생존 전략은 명백히 군사력을 이용한 '갈취 정책'이다.

    이런 평양의 '약탈적 안보 전략'은 잘 가동돼 왔다.

    북한은 다른 공산주의 정권과 달리 지구상에서 사라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체주의를 향한 지향도 꺾이지 않았다.

    또 핵무기 축적을 통제받아야 하는 국제적 의무에서 자유로웠다.

    평양은 전술적 우위를 확보한 가운데 비핵화 협상에서 6자회담까지 이끌어냈다.

    북한의 살상 능력이 커짐에 따라 관련 국가의 원조나 마약 밀수,위폐 등 교역이 아닌 채널을 통해 들어오는 자원의 양도 늘어나고 있다.

    북한 지도자들은 비록 자신들의 정권에 대한 부시 정부의 화법이 '메스꺼운 난장이' '악의 축' 등으로 사나워지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부시의 대북 정책은 '공허한 말잔치'라고 결론내린 듯하다.

    실제로 부시 정부 이후 북한의 전략적 성공은 클린턴 대통령 시절 벼랑끝 전략을 능가하고 있다.

    북한이 핵개발로 자극을 해도 부시 정부는 별 효과없는 회담 외교만 늘어놓는 식이다.

    김정일과 그의 정권은 미국이란 적을 상대하면서 위험하지만 판돈이 많이 걸린 도박을 시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례없는 경제적 전략적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탄도 미사일은 이런 모험을 위한 도구이다.

    정리=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이 글은 아메리칸 엔터프라이즈 인스티튜트의 정치 경제 분야 연구원인 니콜라스 에버스타트가 '핵을 동원한 갈취(Nuclear Shakedown)'란 제목으로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을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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