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다행히 올 들어 원화강세(환율하락) 영향으로 경비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어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항공요금,호텔요금 등을 감안하면 웬만한 샐러리맨들은 비용부담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왕이면 '알뜰여행'을 하면 기쁨은 배가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해외여행의 첫 출발은 환전수수료 절약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지적한다.

물론 '그까짓 것 얼마나 차이가 난다고'라고 할지 모르지만 환전수수료로 새어 나가는 돈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많다.

7월6일 기준으로 시중은행에서 100만원을 미국 달러로 환전할 경우 1033달러를 손에 쥐게 되는데 이때 고객이 은행에 내는 환전수수료는 약 1만7000~1만8000원에 이른다.

고객 입장에서는 그 자리에 앉아서 1.7~1.8%의 수수료를 떼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항에서 환전하는 것은 금물

은행이 고객들로부터 달러를 사고팔 때 고시하는 환율은 외환시장에서 결정되는 기준환율에 1.7~~1.8%를 더 붙인 것이다.

은행은 기준환율과 매입(매도)환율의 차이만큼을 수수료로 챙긴다.

고객들은 달러당 17~18원의 수수료를 내는 셈이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면 환전 수수료를 50~80%까지 절약할 수 있다.

100달러당 1만4000원 정도를 아낄 수 있다.

은행들이 여름철 해외여행 성수기에 고객유치를 위해 경쟁적으로 환율을 우대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주거래고객이나 환전금액이 많은 고객들에게 우대 환율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인천공항에서도 환전할 수 있지만 시간이 촉박해 우대환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까운 은행지점 등에서 미리미리 환전을 해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행의 환전수수료 할인 행사

국민은행은 오는 8월 말까지 미화 1000달러 이상을 영업점 및 인터넷에서 환전하는 모든 고객에게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최고 60%까지 우대해 주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신한은행은 8월 말까지 환전ㆍ송금 고객에게 금액에 따라 환전수수료를 50%까지 우대해 주는 이벤트를 연다.

우리은행도 고객의 환전수수료를 최고 80%까지 우대해 주는 '우리 환전 공동구매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800달러에서 1000달러 이상을 환전하는 고객에게는 여행자보험 가입 및 항공 마일리지 제공,국제전화 무료 이용권 증정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기업이 임직원의 해외출장비를 편리하게 지급할 수 있는 '해외출장비 인터넷 환전서비스'를 시작하고 8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달러ㆍ엔ㆍ유로화는 50%,나머지 통화는 30%의 환전수수료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9월29일까지 환전고객에게 최대 60%의 우대환율을 적용한다.

또 미화 1000달러 상당액 이상을 환전하면 삼성화재 여행자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준다.

카드사들이 휴가철에 제공하는 환전 할인쿠폰도 유용하다.

환전 수수료 30% 할인혜택이 있는 외화통장도 쓸모가 있다.

해외에서 쓰고 남은 달러를 귀국 후 원화로 바꾸지 않고 외화통장에 넣어두면 필요할 때 다시 찾아 쓸 수 있어 수수료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동전도 유로,달러,엔 등 8개 통화에 한해 50%로 매입해 준다.

○신용카드도 적절히 활용

해외여행을 할 때 현금과 신용카드,여행자수표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지만 대신 환전수수료가 비싸다.

여행자수표는 환전수수료가 싸고 분실 도난시 손해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여행자수표를 받지 않는 가게도 있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은행을 찾아 현찰로 바꿔야 하는 불편이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현금만 환전해가고 나머지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다.

특히 원화강세를 보일 때는 신용카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왜냐하면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결제대금은 사용 당시의 환율이 아니라 1~2개월 뒤인 비용청구 시점의 환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