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노조가 르노-닛산-제너럴 모터스(GM) 간 '3각 연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해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막강한 자동차노조(UAW)도 앞서 3사 연대에 반대한다고 직접 제동을 걸지는 않았으나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제휴 협상에 노조의 견제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9일 프랑스와 독일 노조 지도부가 르노-닛산-GM 제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회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 같은 제휴가 유럽 자동차 근로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노조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유럽 노조의 견제가 3사 연대를 무산시킬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르노 지분을 갖고 있는 프랑스 정부에 정치적 압력을 가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르노 지분 15%가량을 가진 프랑스 정부는 앞서 GM의 경영 상황이 나쁘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르노-닛산이 '신중하게' 대응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GM의 독일 쪽 회사인 오펠의 노조 책임자는 "3사 연대가 이뤄지면 유럽의 자동차 일자리가 동쪽(미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르노-닛산이 본격 연계되면 "그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 아시아판은 이날 르노-닛산-GM의 3각 연대가 이뤄지면 투자회사 트라신다를 통해 GM 지분 9.9%를 갖고 있는 투자자 커크 커코리언이 자신과 우호 세력을 통해 GM 지분 30%를 지배하는 결과를 초래,'커코리언이 GM을 조용하게 인수하는 꼴'이 된다고 보도했다.

커코리언이 주도하는 3각 연대의 핵심은 르노-닛산이 GM 지분 20%를 인수토록 한다는 구상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