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소재 산업설비 전문 제조업체인 성진E&I(대표 김영범)가 강도 수명 가공성 등이 뛰어난 제철 롤러(Roller)를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성진E&I는 10일 "롤러의 내부에는 가공성이 뛰어난 소재를,외부에는 충격에 강한 고강도 소재를 동시에 주입해 제작할 수 있는 복합원심주조 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며 "이 기술은 앞으로 제철소 철강 롤러는 물론 석유화학 핵심 장치인 가열로 반응로 이송장치 등의 제작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심력을 이용해 롤러 안팎에 서로 다른 성격의 소재를 균등하게 주입하는 복합원심주조 기술은 기존 제품에 비해 제조공정이 매우 간단해 가격경쟁력 확보는 물론 양산체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제품의 경우 금속을 코팅해 수명을 늘려주는 하드페이싱(hard facing)이나 내마모강 튜브 이중삽입 등의 공법을 적용하기 때문에 가공공정이 매우 까다롭고 충격 시 표면에 금이 가거나 박리현상 등도 자주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성진C&C란 출자회사를 설립,원심주조 롤러를 수출키로 하는 등 사업화에 본격 나섰다.

1994년 6월 설립된 성진E&I는 철판 압연공정에서 제품이 뒤처지는 것을 방지하는 롤러류와 기계 본체의 마모를 막는 라이너(liner)류,철판이 나오는 방향을 잡아주는 가이드(guide)류 등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주로 포스코에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4년부터 2년간 미국 일본 중국 등 5개국에 10억5000만원어치 롤러류를 수출했다.

김영범 사장은 "직원 36명 모두가 선반 밀링 보링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고급 기술자"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하면 어떠한 불황도 거뜬히 이겨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1억원이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