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벤처기업 1세대로 한때 '인터넷 전도사'로 불렸던 이금룡씨(55)가 넷피아 대표이사를 끝으로 인터넷 업계를 떠난다.

넷피아는 10일 열린 창립 11주년 기념식에서 이금룡 사장이 퇴임하고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판정씨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이금룡씨는 오는 20일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 및 원천기술수출협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금룡 전 사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늘은 삼성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꼭 29년이 되는 날"이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싶어 연구소 소장직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1977년 삼성그룹 공채 17기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1998년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장을 맡은 것을 계기로 1999년 옥션을 창업해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후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초대 회장과 이마켓플레이스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2003년부터는 이니시스 대표로,지난해부터는 넷피아 국내부문 대표로 일했다.

이 전 사장은 "30년 가까이 기업인으로서 생활을 해봤으니 이제 정책 입안자와 기업인의 중간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기업인으로서 못다한 일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중견·벤처기업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새 일에 도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한국 인터넷 기업이 해외에 나가 싸워야 한다"고 전제한 뒤 "우리 인터넷 벤처기업들은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원천기술과 경험 부족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전 사장은 산업자원부 지원으로 오는 20일 원천기술수출협회가 출범하면 초대 의장직을 맡아 원천기술을 갖추고도 정보 부족과 정부의 무관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원천기술 업체를 돕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오늘자 한국경제신문에서 지적했듯이 잘 나가던 중견 IT업체들이 잇따라 쓰러져 안타깝다"며 "좁은 내수시장,대기업의 공세,가격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을 돕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