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도 스포츠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 것 같다.

동계올림픽에서 남녀선수들이 이름을 떨치더니,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야구의 종주국이랄 수 있는 미국과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일본을 보란듯이 꺾었다.

이어 벌어진 월드컵에서도 우리 선수들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기대 이상이었다.

우리 주위에는 스포츠를 통해 일상의 번거로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긴장을 풀어주고 개인을 집단으로 통합하는 스포츠의 특성 때문일 게다.

미디어 학자인 마셜 맥루한은 스포츠를 두고 "인간이 사회적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위해 만든 대용자극"이라 했는데,문명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스포츠는 갈수록 절대적인 지위로 올라 서는 것 같다.

스포츠가 변방문화가 아닌 주류문화로 자리매김되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 아니다.

이제는 DMB폰 PDP 노트북 등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로 스포츠 경기를 어느 곳에서나 즐길 수 있는 '유비쿼터스 관전자'도 크게 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멋을 추구하는 '스포츠 스타일리스트'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나이를 떠나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몸매관리에 열심이지만 아울러 개성을 나타나기 위해 외모에도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이들이 '스포슈머(Sporsumer)'라 해서 소비문화의 키워드로 등장했다.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이 '스포츠(Sports)'와 '컨슈머(Consumer)'를 합성해 만든 스포슈머는 스포츠에 아낌없이 돈을 쓰면서 스포츠를 맘껏 즐기는 소비자들이다.

평소에는 지갑열기를 꺼리면서도 스포츠 장비나 의류 구입에는 마음이 넉넉한 사람들이다. 여기에는 건강을 강조하는 웰빙 열풍과 주5일제 근무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도 한몫 거드는 것 같다.

스포슈머들은 대체로 행동과 의식에서도 적극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건강을 챙기고 취미를 즐기는 프로슈머야말로 진정한 스포츠인이 아닌가 싶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