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부동산 경매시장에서는 7조2000여억원(총 낙찰가액)어치가 팔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경매정보업체인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의 법원 경매에는 41조6729억원(최초 감정가 총액)어치의 부동산이 경매에 부쳐져 작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총 낙찰가액은 7조2206억원으로 역대 반기 결산 최대 규모에 달했다.

이 같은 경매 활황은 정부의 잇단 부동산 규제대책에도 상반기 동안 집값이 급등하자 일반 주택시장에서 매물을 구하기 힘든 실수요자들이 경매 시장으로 몰린 데다 상반기 공인중개사들의 경매 대리업무가 허용되면서 경매 초보자들의 접근이 수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일반인들의 경매 참여 확대로 근린생활 시설과 아파트 등 실속형 부동산들이 인기를 끌었다.

따라서 근린생활 시설의 경우 상반기 1조8284억원어치가 팔려 종목별 경매물건 가운데 가장 많은 총 낙찰가액을 기록했다.

이어 아파트(1조4854억원)와 토지(1조1907억원) 순이었다.

또 입찰 과열 사례가 잦아지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도 69.36%로 작년 동기보다 2.89%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아파트는 전국 평균 낙찰가율이 82.26%로 최근 3년 새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토지는 올해부터 적용되는 부재 지주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의 부담으로 작년 하반기(87.96%)보다 낮아진 84.97%에 그쳤다.

특히 작년엔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혁신도시 등 개발호재 지역의 경우 '묻지마 입찰'이 성행했으나 올해는 이 같은 움직임이 사라지고 차분해졌다.

입찰경쟁 심화로 비싸게 팔린 고가 낙찰 횟수도 크게 늘었다.

상반기 전국에서 감정가보다 높게 팔린 물건은 1만948건으로 작년 동기(9694건)보다 12.94% 늘었다.

다세대·연립은 사상 최대인 1406건에 달했다.

디지털태인 이영진 이사는 "하반기엔 금리 상승과 주택시장 침체로 경매 물건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토지 등은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서 낙찰가율은 크게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