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도전에 실패해 정치적 위기를 맞았던 한나라당 맹형규 전 의원이 7·26 서울 송파갑 보궐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린다.

한나라당은 10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정인봉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송파갑에 맹 전 의원을 전략공천키로 최종 의결했다.

맹 전 의원은 당초 고사의 뜻을 강력히 밝혔으나 당 지도부의 거듭된 설득에 결국 출마를 결심했다.

송파갑은 맹 전 의원이 지난 1월 서울시장 출마의 배수진을 치면서 의원직을 사퇴한 곳이다.

따라서 자신이 재ㆍ보선 요인을 만든 곳에 다시 출마하는 셈이다.

맹 전 의원은 특히 서울시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당대표 경선이나 재ㆍ보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지난달 18일 "백의종군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으로서는 12일 후보등록 마감을 앞두고 '대타'를 찾기 힘들었고,맹 전 의원도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맹 전 의원은 "불출마 결심을 번복하는 데 심적 부담이 컸지만 당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이 당인으로서의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하면 국민세금의 낭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일단 당선됐을 경우 선관위에 선거비용 사후보전을 신청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결정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우상호 대변인은 "의원직을 사퇴해 보궐선거 요인을 제공한 사람을 다시 공천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코미디"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돌려막기식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