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들어섰다.

일단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일본의 금리 인상이 '글로벌 달러 약세'를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로 1주일 새 달러당 20원 가까이 떨어졌다.

저금리의 엔화자금을 쓰고 있는 기업들은 금리 상승과 환차손이라는 '이중고'에 내몰리게 됐고,증시는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금리가 싼 엔화를 빌려 해외 시장에 투자하는 자금)의 청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5원90전 하락한 942원에 마감돼 영업일 기준으로 7일 만에 18원60전(1.94%) 떨어졌다.

미국의 고용 사정 등 경기지표들이 예상치를 밑돌아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일본이 6년간 유지해온 '제로(0) 금리' 정책을 폐지할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들은 일본은행(중앙은행)이 오는 13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하루짜리 무담보 콜금리 목표를 0%에서 0.25%로 인상키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은 미 달러화 약세(엔화환율 하락)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원화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들의 동반 강세(환율 하락)를 초래,원·엔 환율은 그다지 오르지 않으면서 원·달러 환율만 떨어져 수출 채산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엔화자금을 쓰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이자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 6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엔화자금 차입 규모는 1조942억엔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무려 35.5%나 늘어났다.

증시 전문가들도 엔캐리 자금 청산과 엔화 강세가 국내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일부에서는 제3국을 경유해 들어온 엔캐리 자금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