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호 태풍 '에위니아'가 10일 오전 전남 진도 해안에 상륙한 뒤 중부 내륙지방을 관통하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에위니아는 2002년 수조원대의 재산피해와 수백명의 인명피해를 낸 '루사'와 비슷한 규모의 '강한 중형급' 태풍.당초 서해안을 따라 북상한 뒤 중국 만주지방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이날 진로를 전남 서해안 지역에서 북동 방향으로 바꿔 피해가 늘었다.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초·중·고교에 대한 휴교령이 잇따라 떨어졌고 항공기와 선박들도 곳곳에서 발이 묶었다.

○무더기 휴교령과 항공기 결항

에위니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제주·전남 지방을 중심으로 300여개 초·중·고교가 10일 문을 닫았다.

전남의 경우 초등학교 79곳,중학교 13곳,고교 7곳 등 모두 99개교가 휴교했다.

제주도에서는 초등학교 105곳,중학교 24곳,고교 3곳 등 132개교가 임시로 문을 닫았으며 경남에서는 초등학교 49곳,중학교 6곳 등 55개교가 임시 휴업일로 정했다.

항공편 결항도 많았다.

지방공항의 기상이 좋지 않아 이날 오후 5시 현재 국내선 항공편 196편이 결항됐다.

제주공항 등 지방공항을 오가는 국제선 52편도 운항하지 못했다.

오전 6시30분 출발 예정이던 김포발 제주행 제주항공 JJA101편을 시작으로 김포~제주 69편,김포~김해 52편,김포~광주 11편,김포~울산 24편,김포~여수 16편 등 193편이 결항됐으며 인천공항에서 부산,제주를 오가는 3편도 멈춰섰다.

제주공항을 오가는 국제선 12편(나고야 베이징 푸둥 타이베이)과 김해공항(부산)을 오가는 국제선 34편(베이징 마닐라 오사카 나리타 등) 및 대구에서 상하이를 오가는 아시아나항공 6편도 결항됐다.

그러나 김포~하네다 노선을 비롯 인천공항에서 출발ㆍ도착하는 국제선 항공기는 정상 운항됐다.

다만 인천공항의 경우 이날 베이징과 칭다오발 중국 항공기 2편의 결항으로 이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베이징과 칭다오로 출발하려던 항공편 2편만이 결항됐다.

공사 관계자는 "김포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은 출발 전 항공기 운항 여부를 공사 콜센터(02-2660-2114)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여객선 운항도 전면 통제됐다.

해양경찰청은 이날 전체 101개 여객선 항로의 운항을 전면 금지했다.

해양수산부는 이용객의 안전을 감안,태풍이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보이는 11일까지 출항금지 지침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태풍의 영향으로 중부고속도로에선 산사태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 중부고속도로 경남 고성 인근 도로에 토사 200㎥가 유실되면서 도로가 부분 통제됐다.

호남고속도로 승주 나들목 부근 야산이 무너져 내려 차량 진출입이 통제됐고 전남 장흥군 부산면 호계터널 인근 야산도 무너져 차량 운행이 금지됐다.

100mm 안팎의 폭우가 쏟아진 제주와 전남 여수,경남 지역에서는 상가와 주택침수가 잇따랐다.

○오늘 새벽 동해로 빠져나갈 듯


에위니아는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전남 진도 해안에 상륙한 뒤 빠른 속도로 북북동진하면서 남부지방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를 뿌렸다.

기상청은 "태풍이 11일 새벽에는 속초 북북동쪽 210km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경상남북도와 강원도 동해안 지방에 최대 400mm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철수·김인완·송형석·이호기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