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사커' 프랑스의 주장 지네딘 지단(34)이 2006 독일월드컵축구대회 최우수선수인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0일(이하 한국시간) 지단이 골든볼 기자단 투표에서 2천12포인트를 얻어 이탈리아 주장 파비오 칸나바로(유벤투스.1천977포인트)를 간발의 차로 제치고 골든볼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3위는 715포인트를 얻은 이탈리아 미드필더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였다.

지단은 이날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연장 후반 5분 이탈리아 수비수 마르코 마테라치를 머리로 들이받아 고별 무대에서 불명예 퇴장을 당했으나 골든볼 수상으로 마지막 월드컵을 장식하게 됐다.

이번 골든볼 수상자 발표에 앞서 FIFA 테크니컬 스터디 그룹(TSG)은 지단, 칸나바로, 피를로 외에 티에리 앙리, 파트리크 비에라(이상 프랑스), 미하엘 발라크, 미로슬라프 클로제(이상 독일), 잔루이지 부폰, 잔루카 참브로타(이상 이탈리아), 마니시(포르투갈) 등 10명을 후보에 올렸다.

이중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를 꺾고 이탈리아가 우승하면서 이탈리아 선수들 중에서 골든볼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르면서 단 2골만 허용하는 '거미손 방어'로 이탈리아의 철벽수비를 완성한 골키퍼 부폰이나 수비수 칸나바로의 수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이날 오전 부폰이 골키퍼 최고의 영예인 '야신상' 수상자로 발표되면서 골든볼 수상자 투표에 들어간 취재진들은 비록 결승전에서 레드카드를 받았지만 현역은퇴를 선언한 '축구 레전드' 지단에게 대거 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탈리아 수비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면서 결승전을 통해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에 가입한 칸나바로에게 표가 몰리면서 혼전의 양상을 보였다.

기자단 투표는 지단에 대한 '동정론'과 칸나바로에 대한 '현실론' 사이에서 표가 갈렸고, 결국 박빙의 표대결 끝에 지단이 칸나바로를 35포인트 차로 누르고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지단이 비록 조별리그에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스페인(16강전)을 시작으로 브라질(8강전)과 포르투갈(4강전)전까지 최고의 실력을 과시한 게 투표에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칸나바로에 대해선 '투표 운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말 그대로 지단에 몰린 '동정표' 때문에 뛰어난 활약을 펼친 칸나바로가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게 AP의 분석이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