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장마철에 종종 발생하는 사고 중 하나가 송전탑 근처에서의 감전 사고다.

이런 감전 사고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송전탑을 전력기자재 전문업체인 보성파워텍이 개발했다.

이 회사 임도수 회장(68)은 37년 동안 전력기자재 분야 한 우물만 파왔다.

반월공단이 문을 연 1980년 이곳에 둥지를 틀었으니 반월공단의 터줏대감이자 산증인이기도 하다.

현재 안산상공회의소 회장도 맡고 있는 임 회장은 정부에 거침없이 쓴소리를 자주해 중소기업계의 '미스터 쓴소리'로도 불린다.

그 밑바탕에는 회사를 전력 기자재 분야 혁신기업으로 키워온 데 따른 자신감이 깔려 있다.

보성파워텍이 최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한 초고압 전력용 '지중 케이블헤드 수직배치형 강관철탑'도 임 회장의 혁신 의지가 이뤄낸 결과다.

"전력기자재 사업을 해오면서 보행자의 감전 위험,과다한 설치면적,자연경관 훼손 등 기존 앵글철탑의 문제점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는 그는 2004년부터 한국전력과 공동 연구에 들어갔다.

이후 2년여의 연구 끝에 이런 문제점을 일거에 해결한 강관철탑 개발에 성공,지난 7일 한국전력 서대구전력소 현장에서 한국전력 및 전기업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설명회를 갖고 강관철탑의 상업화를 공식화했다.

사다리꼴로 세워지는 기존 앵글철탑은 철탑 하단부에 초고압 전력선의 지중화 장비인 플랫폼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감전 위험에 노출되는 데다 작업도 불편하고 설치면적도 넓게 차지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한 강관철탑은 플랫폼 없이 강관 1개만으로 설치할 수 있어 소요공간이 앵글철탑에 비해 60% 정도 줄어들었다.

또 철탑 꼭대기에서 지표면까지 지중 케이블헤드를 설치해 감전 위험도 없앴다.

보성파워텍은 이 강관철탑을 정부로부터 신기술기자재로 지정받아 향후 2년 동안 한국전력 및 공공기관에 수의계약으로 독점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연간 50기 이상의 수주가 가능해 이 분야에서만 약 60억원의 매출 신장이 이뤄질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임 회장은 "강관철탑은 초고압 송전설비이면서도 안전성이 높아 보호 울타리가 필요없고 미관도 뛰어나 도심 인근의 송·변전설비 건설에 많이 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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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