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서울 인천 경기 강원영서 등 중부지방 일대에 시간당 20∼50mm의 폭우가 쏟아져 곳곳에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비 피해가 속출했다.

서울 양재동 영동제1교 양재천변과 마포구 상암지하차도 등이 물에 잠겼으며 경의선 철도와 지하철 일산선 등도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특히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에 시간당 최고 103mm가 넘는 폭우가 내린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교통대란을 겪었다.

고양시에 내린 비는 1993년 전자장비를 이용해 기상을 관측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도 동부간선도로 통일로 등 시내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교통통제가 이어진 데다 광화문 일대 도심의 경우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한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져 낮 시간대는 물론 퇴근교통길까지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오늘도 많은 비 올듯

기상청은 이날 "중부지방으로 북상한 장마전선을 따라 서해상에서 남서풍을 타고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북쪽의 찬 공기와 만나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다"며 "서울 등 중부지방은 13일까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자리잡은 찬 공기와 만나 지름 5∼10km의 '호우세포'를 만들어 천둥ㆍ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강우량은 소지역별로 극심한 편차를 보였다.

경기북부 강우량은 최대 400mm에 달한 반면 경기남부는 50mm 내외에 불과했다.

실제 12일 오후 4시 현재 경기 고양 주교동에는 390.0mm의 비가 내렸으며 의정부 신곡동 300.0mm,고양 능곡동 298.0mm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서울 내에서도 북부지역인 도봉구는 이날 오후 5시 현재 300mm가량의 비가 내렸으나 중구는 60mm 정도만 내렸다.

13일까지 추가로 예상되는 강우량은 서울ㆍ경기 80∼120mm(많은 곳 경기 북부 200mm 이상),강원 충청 서해5도 30∼80mm(많은 곳 대전ㆍ충남,강원 영서 100mm 이상),영ㆍ호남 울릉도ㆍ독도 10∼40mm,제주도 5∼20mm 등이다.

○간선도로·주택 침수 잇따라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대곡역~화정역 지하 구간 1km가량이 침수됐다.

인근 대장천 신평배수펌프장 부근의 둑이 일부 유실되면서 하천 물이 지하철 선로를 타고 화정역 지하 구간으로 흘러들어 대곡역~화정역 1km가량이 사람 허리까지 물에 잠겨 있다.

서울에서는 양재동 영동1교 아래쪽 양재천변 도로와 상암지하차도 등이 침수됐다.

또 강서구 남부순환도로 외발산사거리도 완전히 물에 잠겨 오전에 차량소통이 중단됐으며 동부간선도로 월계1교~중랑교 구간과 잠수교 보행자 도로도 통제됐다.

침수 피해가 잦은 중랑천은 평소 수위보다 10m가량 높은 14m까지 올라가 한계수위인 16m에 육박,범람 위기에 몰렸다.

정발산역~대곡역 구간이 침수되면서 3호선 지하철은 수서역에서 구파발역까지만 정상 운행됐다.

저지대 지하 주택 등의 침수 피해와 빗길 교통사고도 잇따랐다.

서울 강서구 방화동과 공항동 일대 23가구가 하수 역류 등의 침수 피해를 입었고 강북구 일대 6가구도 하수 역류로 집이 물에 잠겼다.

성북구 성북2동의 한 테니스장 옆 길이 40m짜리 축대가 호우로 10m가량 무너져내렸고 돈암2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뒷담이 무너져 관할 구청과 소방서에서 안전조치에 나섰다.

경기 김포시 감정동 및 고촌면 전호리 도로도 토사유출과 함께 유실됐다.

○수도권 곳곳 교통통제

폭우로 인해 동부간선도로 통일로 등 주요 간선도로가 곳곳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서초구 양재천변 도로 우면동~양재동 방향,상암지하차도 양방향,강서구 남부순환도로 외발산사거리 전방향,잠수교 보행자도로 양방향,동부간선도로 수락지하차도~성동교 양방향,통일로 구파발삼거리~동산고가도로 양방향 등의 교통이 통제됐다.

이 때문에 이날 퇴근길도 교통대란이 이어졌다.

서울 지역에도 폭우가 쏟아져 양재천 중랑천 등 주요 하천 곳곳이 범람했다.

청계천도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 동안 서울에 42.5mm의 폭우가 쏟아지자 오전 10시께 상류지역 모전교가 1.3m,하류지역 고산자교가 4.6m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복원 이후 최고 수위를 기록했다.

청계천 산책로는 물론 표지판과 제방에 설치된 조명등까지 물에 잠겼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