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서울 인천 경기 강원영서 등 중부지방 일대에 시간당 20∼50mm의 폭우가 쏟아져 비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밤 늦게까지 동부간선도로 잠수교 등의 통행이 통제된 데다 계속되는 비 속에 복구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서울과 경기지역에는 구간별로 물에 잠기거나 유실된 도로가 적지 않아 13일 출근길도 12일처럼 혼잡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장마전선이 약해지고 있으나 서해상에서 계속 비구름이 형성되고 있어 13일까지 계속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수도권과 강원 일부 지역에 100∼20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13일까지 추가로 예상되는 강우량은 서울·경기 80∼120mm(많은 곳 경기 북부 200mm 이상),강원 충청 서해5도 30∼80mm(많은 곳 대전·충남,강원 영서 100mm 이상),영·호남,울릉도·독도 10∼40mm,제주도 5∼20mm 등이다.

기상청은 중부지방에서 이 같은 '물폭탄'이 터진 것은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에 걸쳐 있는 가운데 서해상에서 불어온 남서풍을 타고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지방에 자리잡은 찬 공기와 만나 지름 5∼10km의 '호우 세포'를 만들어 천둥·번개를 동반한 집중호우가 내렸다는 것.

이날 오후 9시30분 현재 지역별 강우량은 서울 218mm 비롯해 경기도 고양 398mm,의정부 326mm,동두천 204mm,홍천 197.5mm,문산 155mm,강원도 인제 175.5mm,춘천 178.5mm 등으로 집계됐다.

이날 고양시에 내린 비는 1993년 전자장비를 이용해 기상관측한 이래 최고치이며 1998년 8월 264mm,1999년 8월 265mm,2001년 7월 224mm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서울도 도봉 318mm를 비롯해 강북 278mm,성북 234mm,노원 222.5mm 등 주로 북부 지역에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내린 집중호우로 3명이 실종되고 농경지 1362ha와 주택 1119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께 지하철 3호선 일산역이,오전 8시45분께 마두·정발산역 등 지하구간의 선로가 잇따라 침수됐고 오전 7시20분께 경의선 일산∼백마역 사이 선로가 물에 잠겨 운행이 중단되면서 최악의 교통대란이 빚어졌다.

오전 한때 열차 운행이 중단됐던 경춘선은 긴급 복구작업을 거쳐 이날 8시25분부터 정상화됐다. 경의선도 이날 오후 5시15분부터 침수 구간 복구를 마치고 운행이 재개됐다.

철도공사는 침수 피해로 대화~구파발 구간의 운행이 전면 중단된 지하철 3호선(일산선) 열차를 13일 오전 5시14분 대화발 첫차부터 정상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철도공사와 고양시는 인력 100여명과 수중펌프 20여대를 투입,13일 0시를 전후해 침수된 마두역과 정발산역에 대해 복구를 마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0mm 이상의 비가 내린 서울의 경우 동부간선도로 통일로 등 주요 간선도로에서 교통이 통제됐다.

더구나 광화문 일대 도심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져 낮 시간대는 물론 퇴근길까지 극심한 혼잡을 겪었다.

이날 오후 9시 서울 한강 잠수교의 수위가 6m50cm를 기록하면서 물에 완전히 잠겨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한강수력발전처는 오후 8시부터 팔당댐 수문 10개를 3∼4m씩 모두 35m 높이로 개방,초당 8340t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잠수교가 물에 잠긴 것은 작년 8월11일 이후 11개월 만이다.

인명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2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농수로 다리를 건너던 이모씨(29)가 불어난 물에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진 뒤 오후 6시40분께 실종 장소에서 하류 쪽으로 30m 떨어진 농수로에서 소방대원들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오후 3시10분께 경기도 양주시 백석면 백석중학교에서 1km가량 떨어진 하나로마트 앞에서 도랑을 건너던 이 학교 박소연양(14·2년)과 재범군(13·1년) 남매가 불어난 도랑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