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인플레 공격 발언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콜금리의 추가 인상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일부에서는 과잉 긴축 상태로 평가하고 정책 완화 가능성까지 제기.

14일 UBS증권의 던컨 울드릿지 연구원은 "연말까지 핵심 인플레가 3% 부근까지 치고 올라갈 것이나 이는 후행성 지표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하반기~올 상반기까지 이뤄진 경기회복의 산물에 불과한 것으로 그 이상 넘어가기 힘들다고 진단.

무엇보다 국내외 경기둔화 가능성이 높아 내년초 물가도 정점을 치고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울드릿지는 "OECD의 경기선행지수(전월대비)가 1년만에 꺾여 세계 경기가 고점을 지나 둔화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또한 대만 기업실사지수의 하향세는 한국 수출증가율의 둔화세를 예고.

울드릿지는 "내부적으로 고금리와 행정적 조치가 더해진 부동산 시장의 약세나 가계나 기업의 심리 악화 등 곳곳에서 경기둔화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앞으로 몇 개월간 한은의 목소리가 거칠어질 것이나 이는 수사적 표현에 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연말까지 콜금리는 4.25% 부근을, 국고채 3년물은 4.75%를 각각 제시했다.

다만 앞으로 몇 분기동안 금융시장은 성장 둔화-인플레 상승 사이에서 불편함을 느껴갈 것으로 관측.

씨티그룹은 1년내 콜금리 예상치를 4.50%로 추가 인상에 한 번 남았다는 시각이다.

씨티는 "수요 회복에 영향을 받아 물가 상승세가 출현하고 있으나 어디까지나 정상 복귀일 뿐"이라며"헤드라인이나 코어 모두 3%를 돌파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추세 이하의 성장률이나 완만한 내수 둔화가 인플레 압력을 덜어내줄 것으로 분석했다.씨티는 올해와 내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1%와 4.3%로 내린 바 있다.

한편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강경(?)하다.

2004년 5월이후 원화 절상의 금리인상 효과를 감안하면 아시아 국가내 최대 긴축폭에 해당되는 만큼 정책 완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

CLSA 증권의 통화여건지표(monetary conditions indicators)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1%p 금리 변동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0.56%p이며, 무역가중 환율 1%의 물가 영향력은 0.21%p로 나타났다.특히 환율 1% 변화와 동일한 물가 영향력을 가져다주는 금리 변화폭은 0.38%p로 산출.

따라서 지난 2004년 5월대비 원화 절상폭(21%)을 콜금리 인상폭으로 환산하면 거의 8%p의 금리 인상에 해당된다고 분석.

CLSA는 "싱가포르 역시 저금리속에 과잉 긴축을 숨켜놓고 있다"며"지난해 2.8% 오른 싱가포르 달러가치는 단기금리로 3.2%p의 인상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싱가포르의 경우 환율 1% 변동과 동일한 물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리폭은 119bp이다.

CL은 "따라서 한국-싱가포르-태국은 과잉 긴축 상태로 환율 유지를 가정할 경우 완화 정책을 채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박병우 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