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과 캐피털업계가 같은 고민에 빠졌다.

주력 사업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새로운 분야를 찾아 나섰지만 난데없이 인력 부족 현상에 봉착한 것.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다수 저축은행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비율을 줄이는 대신 아파트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다음 회계연도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은 올 4월 사상 처음 수신고 40조원을 돌파하며 수천억원씩의 여유자금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총 대출 금액의 50%가량을 차지했던 PF 액수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아파트·상가 담보대출이나 개인 신용대출 분야를 조금씩 확대해왔다.

하지만 적은 인원으로도 수행할 수 있는 PF 분야와 달리 아파트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게 문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을 상대로 한 대출은 액수가 크지 않아 PF만한 실적을 올리려면 많은 인력을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딜레마는 캐피털업계도 겪고 있다.

여신만을 취급하는 캐피털 업체 중 신한캐피탈 한국캐피탈 등 기업금융이 주력인 회사들은 경기가 좀체 살아나지 않자 최근 들어 소비자금융부문인 자동차 할부금융 쪽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여신 규모가 큰 기업금융과 달리 자동차 할부금융은 소규모에다 사람 손이 많이 간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