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대표단이 장외에서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은 지난 10일 미국의 원산지·통관 분과 협상대표단 10여명을 부산세관에 데려가 통관절차 등을 보여줬다.

세관 업무 절차를 공개,미국측의 이해를 도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나가겠다는 의도에서다.

미측은 "선진화된 통관체제를 인상깊게 관찰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1차 협상 때 한국 협상대표단을 데리고 볼티모어 세관을 방문했었다.

우리측은 개성공단 문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편으로 미국측 대표단에 "서울에 오면 개성공단도 한번 둘러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으나 미국측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은 12일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오후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김영주 국무조정실장 등을 면담하는 등 미국측 입장을 알리기 위해 협상장 밖을 뛰고 있다.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도 1차 협상 당시 워싱턴에서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대니얼 셜리번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보,미 상원의원 등을 연쇄 접촉했다.

양측 대표는 최근 한국 내 협상 반대 여론을 놓고도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 신문 내용을 읽어봐서 한국 내 시위 등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는 커틀러 대표에게 김 대표는 12일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일부러 찾아가 "TV를 한번 봐라"고 전했다고 한다.

한국 내 반대 여론으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전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