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 근처에 독특한 컨셉트의 일본 식당이 최근 탄생했다.

상호는 '다이도코로'(02-792-7000).우리말로 '부엌'을 뜻한다.

간판에는 '이자카야'라고 붙여놨지만 보통 접하는 선술집 형태와는 큰 차이가 있다.

음식도 식사가 될 만한 주요리가 많아 '일본식 향토음식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장 겸 주방장인 재일동포 박정순씨가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해먹던 음식들이란다.

메뉴판을 보면 일본요리 외에 '북경 탕수육' 등 중국요리와 '그라탕','뿔소라 에스카르고풍' 같은 서양요리가 있지만 퓨전을 표방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본요리와 잘 어울리는 외국 요리를 집에서 해먹었던 것처럼 내는 것뿐이라고 한다.

자리에 앉으면 식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먹는 음식(여기서는 '오토시'라고 한다)으로 죽을 준다.

전채요리로는 '두부샐러드'(7000원)를 권한다.

두부에 야채를 올린 다음 깨소스를 부었다.

깔끔한 맛이 좋다.

3000원짜리 '미역과 오이'나 '버섯과 시금치'도 놓치면 안 된다.

교토에서 가져온 식초를 가미해 만든 건강식이다.

'바지락 마리니엘'(9000원)은 바지락 조개와 레몬향이 강한 국물 맛이 상큼하다.

모래도 전혀 씹히지 않는다.

이곳의 명물은 '고등어 초밥'(2만원).활어 고등어로 만든 초밥이 아니고 절인 고등어를 사용한다.

초밥틀에 넣어서 두툼하게 만든 직사각형 초밥이다.

냄비요리인 '규나베'(2만8000원)는 고기를 샤브샤브식으로 익혀 먹는 '스키야키'와 비슷하다.

'쓰유'(간장)의 내음이 향긋하기까지 하다.

식사로 '냉우동'(9000원)이나 장어덮밥인 '우나메시'(1만5000원)가 좋다.

냉우동에는 반숙한 계란이 딸려 나온다.

이 계란을 먼저 쓰유에 담가 시식한다.

다음으로 쓰유에다 고추냉이나 생강을 넣어 섞은 뒤 우동을 적셔 먹는다.

우동답지 않게 면발이 가늘지만 쫄깃함이 괜찮다.

우나메시는 밥 위에 올려진 장어를 비벼 먹은 다음 오차를 부어 먹는 식이다.

장어를 오차에 말아 먹는 것이 낯설지만 맛나다.

'북경 탕수육'(2만2000원)은 흔히 접하는 튀김옷을 입힌 돼지고기가 아니라 튀김옷이 없는 통돼지고기다.

중국에서 먹는 그대로란다.

디저트는 오구라 아이스크림(4500원)으로 팥과 우뭇가사리를 식혀 굳힌 한천을 곁들여낸다.

점심은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 2시30분까지이고 저녁은 오후 5시30분부터 11시까지다.

매월 1,3주 월요일은 쉰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