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1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이념과 무관하고 필요해서 하는 것"이라며 "대안 있는 비판을 하려면 문을 닫고 성공한 나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한·미 FTA 협상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미 FTA,개방과 경쟁을 통한 도약'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그는 "FTA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미약하고 오히려 양극화가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FTA 반대론자들이 실패 사례로 내세우는 멕시코에 대해서는 "멕시코의 사회양극화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은 뒤 심화됐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멕시코 중류층 소득점유비율은 NAFTA 체결 전인 1992년 18.4%에 불과했으나 체결 8년이 지난 2002년에는 19.4%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FTA를 먼저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김 본부장은 "한국은 중국 인도 등 후발국 추격 등으로 세계 11위 교역국으로서 경쟁력 유지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고,대외 의존도가 70%를 웃돌아 적극적인 성장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 돌파구가 한·미 FTA"라고 말했다.

그는 한·미 FTA는 수출증대,외국인투자 유입증대,고용확대 등의 가시적인 효과 이외에도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뢰도를 높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또 한·미 FTA가 협상 시한에 쫓겨 졸속으로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협상시한을 먼저 얘기한 것은 미국이지만 협상 시한에 매달려 결과를 희생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