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한꺼번에 몰아닥친 '악재'에 휘청거렸다.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데다 예고된 사안이긴 하지만 일본의 금리 인상도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었다.

다시 제기된 중국의 긴축 가능성도 증시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내놓았지만 각종 악재들에 묻혀 힘을 쓰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와 중국의 경기과열 우려 등으로 금리인상과 긴축에 대한 공포가 다시금 불거진 상황이라 당분간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본 금리인상 영향은 제한적

전문가들은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으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저금리의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자금)의 청산에 따른 유동성 위축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의 제로금리 포기 가능성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제기돼 시장에 상당부분 반영돼 있는 데다 엔캐리 자금 규모도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총괄팀장은 "일본의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었던 사안이라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특히 일본의 경제회복은 미국의 수요 증가에 의존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미국 경기둔화로 인해 이번 금리인상이 마지막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또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할 방법은 없지만 지난 2월 이후 일본의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0.2%에서 0.9%까지 인상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청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금리보다 유가가 더 심각

전문가들은 일본의 이번 금리인상 자체보다 고유가를 더 걱정하는 분위기다.

유가가 더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해 미국의 금리인상 종결 시기를 늦추고,일본 등 각국의 중앙은행이 동반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긴축 2라운드'를 맞을 경우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다음 주에 미국의 소비자 물가발표와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국회 연설이 예정돼 있다"며 "현재와 같은 고유가 상황에선 긍정적인 코멘트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또 "오는 18일 발표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10% 이상으로 예상돼 중국의 추가 긴축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당분간 코스피지수는 1200~1300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상수 동양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 6월 초 지수가 1200선 부근까지 하락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 보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유가는 부담이 커졌지만 현재 은행과 연기금 등으로부터 쏟아져 나올 손절매 물량이 없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한 본부장은 "유가문제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만 연결되지 않으면 증시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증시에 별다른 상승 동력이 없다는 점에서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윤곽을 드러내는 오는 8월 중순까지는 1200~1300 사이의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시장 전체나 지수에 포커스를 맞춘 대응보다는 조선 정유 건설 등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이는 업종이나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유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