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이어 기아.GM대우.쌍용 등 4개사 파업 돌입

국내 자동차사 노조의 파업이 업계 전체로 확산되면서 막대한 생산 차질로 인한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단일 노조인 현대차의 경우 노사간 협상의 진전없이 파업의 수위만 높아지고 있으며, 기아차와 GM대우, 쌍용차 등 여타 업체의 노조도 속속 파업 대열에 참가하고 있어 파업 손실로 인한 경쟁력 추락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부분 파업을 벌여온 현대자동차 노조는 13일 야간조부터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그동안 2∼4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여왔지만, 지난 12일부터 울산공장 주.야간조가 모두 6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13일에는 주간조 6시간, 야간조는 전면파업을 벌였다.

여기에 전주.아산공장도 12일 하루 전면파업했으며, 그동안 부분파업에만 참여했던 판매와 정비본부까지 14일 전면파업에 들어가면서 현대차의 생산과 판매, 정비 전 부분이 사실상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회사 측은 최근 협상에서 임금 6만500원(기본급 대비 4.4%) 인상, 성과금(통상급의 100%)과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격려금(100만원) 임금교섭 체결 즉시 지급, 하반기 생산목표달성 격려금 50% 지급 등의 타협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기대에 못 미친다며 이를 거부했다.

더구나 노조는 향후 파업 수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다음주에는 노조가 주간조나 주.야간조의 전면파업으로까지 수위를 높여나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지난 13일까지 노조의 파업으로 현대차에 발생한 생산 차질은 모두 5만3천여대에 달하며 금액으로는 7천6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생산뿐 아니라 판매와 정비 부문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고객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고 새 차를 계약한 고객들도 생산 지연으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대차 뿐 아니라 기아자동차 노조도 오는 18-20일 광주와 화성, 소하리공장 순으로 2시간씩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지난 5월 24일 1차 본교섭을 시작해 9차례에 걸쳐 사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고 말했다.

기아차 노조는 ▲월임금 10만 6천221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성과급 300% 지급 ▲복지기금 250억원 출연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또 단체협상안으로 신규채용 인원 및 전형방법 노조와 협의, 해외공장 설립 등 자본투자시 노조와 합의 등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내수 부진과 환율 하락 등으로 여건이 어려운 만큼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GM대우의 노조도 최근까지 진행된 교섭에서 진전이 없자 이날 오후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이날 부분 파업에 이어 오는 18일 오전 교섭을 진행한 뒤 추가적인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GM대우 노조는 올해 12만350원(기본급 대비 8.55%) 임금인상과 정리해고 기간중의 퇴직금 재정산, 근속수당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쌍용차 노조도 임단협을 둘러싼 이견으로 이날 오후 부분 파업에 돌입, 전 사업장의 생산이 중단됐다.

평택 공장의 경우 PDI 생산관리팀과 출고사무소 등은 총파업을 벌였으며, 조립 4팀과 나머지 부서는 2-3시간30분씩 파업을 진행했다.

쌍용차는 특히 최근 사측이 희망퇴직에 이어 유휴인력 감원을 추진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고 있어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환율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 노조의 파업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업계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면서 "노조가 조속히 업무에 복귀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