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부터 부분파업을 벌여온 현대자동차 노조가 다음주에도 부분파업을 이어가기로 해 3주째 부분파업을 지속하는 배경이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다음주인 18일에도 주.야간조 6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가고 19일에는 주간조가 6시간, 야간조는 전면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노조는 지난달 26일 부분파업에 들어간 뒤 14일로 벌써 부분파업 14일째를 맞았다.

노조는 그동안 울산공장 야간조나 판매.정비본부, 전주.아산공장 등이 한차례씩 전면파업을 벌이기는 했지만 가장 큰 규모의 울산공장 전체를 포함한 전국에 흩어진 다른 공장과 본부가 한꺼번에 하루종일 일하지 않고 파업에 돌입하는 전면파업까지는 가지 않았다.

형식적으로는 울산공장을 중심으로 초기 2∼4시간씩의 부분파업에 이어 매 협상 후 회사의 타협안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파업 강도를 높여 다시 6시간씩의 부분파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처럼 노조가 부분파업만 지속하는 데는 민감한 대내외 여론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노조는 최근 몇차례 노사협상 후 "회사가 시간끌기로 가면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사실상 전면파업을 통해 회사를 압박해나가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그러나 실제 현대차의 전공장이 멈추는 전면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다음주에도 부분파업을 예고했다.

고유가와 환율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국내외의 경제위기속에 노조가 전면파업이라는 초강수로 나설 경우 국가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국민들이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론을 등지고 일방통행을 할 경우 앞으로 남은 노사협상에서도 밀리는 등 힘들어지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또 전면파업시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조합원들의 임금손실분도 커진다는 점 등도 고민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그러나 노조는 전면파업 2일을 포함해 5일간 파업을 벌였던 2004년 임금협상 때와는 달리 올해 임협에서는 매일 마다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파업에 따른 회사의 생산차질액도 2004년도의 2배를 넘어서는 등 이미 전면파업 만큼의 상당한 생산타격 효과를 낳았다.

노조는 협상의 타결시점이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파업 3주째인 다음주에도 예고된 대로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회사를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여진다.

다행히 14일 열린 본교섭에서 회사 측이 그동안 수용의사를 보이지 않았던 쟁점인 호봉제 실시에 대해 생산직에 한해서는 2006년 4월부터 소급적용해 실시하겠다는 제시안을 내는 등 타협의 여지를 보여줬다.

노사가 주말 연휴에도 실무협상을 계속 이어가기로 한 만큼 이제 남은 기간 좀 더 양보하는 자세로 접점을 찾아내 하루 빨리 파업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줄여주길 지역경제계는 고대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