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지역으로 물러났던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물 폭탄'이 쏟아졌다.

이 여파로 16일 서울의 안양천 둑 일부가 유실되고 한강둔치가 4년 만에 침수됐다.

강원지역에서는 산사태 등으로 30여명이 사망·실종됐고,영동고속도로 등 영서와 영동지방을 잇는 중추 도로망들이 대부분 마비됐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이 이날 오후부터 충청 이남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어 17일엔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전국에 최고 3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상청은 충청.경북 북부지역에 호우경보,대구.경남 일부지역에 호우주의보를 발령했다. 이 장맛비는 20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시간당 최고 30mm 내외의 폭우가 내린 서울에서는 양평동 양평교 지점에서 안양천 둑이 유실되면서 인근 500여가구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한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한강시민공원이 완전 폐쇄됐다.

또 올림픽대로가 전면 통제됐으며 동부간선도로,강변북로 등 서울시내 주요 간선도로 30여곳의 통행이 금지됐다.

팔당댐이 초당 2만923t의 물을 방류하면서 이날 오후 8시 현재 한강 수위가 10m(한강대교 기준)까지 불어나 홍수경보 수위(10.5m)에 육박했다.

남한강 여주대교 수위가 10m까지 상승,둑 최고 높이(11m)에 근접하자 경기도 여주군은 오후 7시14분을 기해 저지대인 여주읍 상리,하리,홍문리 주민 1만7000여명에게 대피령 직전 단계인 대피지시령을 내렸다.

장마전선의 남하와 함께 충청 이남 지역에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면서 오후 7시께 충남 공주시 정안면 일대에 토사가 흘러내려 천안~논산 간 고속도로 통행이 차단됐다. 금강에 대해서는 오후 9시를 기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장마전선 확장으로 비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돼 전국에 국가위기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