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부터 주말내 최고 500㎜가 넘는 비가 내린 강원지역에서는 집중폭우로 3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낙석 및 토사유출 등으로 도로 곳곳이 끊겼다.

주택 1568채가 침수 또는 파손돼 3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일부 마을은 상수도 시설이 파손돼 식수난을 겪는가 하면 전기와 전화통신회선도 끊겨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제헌절 연휴를 맞아 차량을 이용해 동해안을 찾은 피서객들도 이틀째 발이 묶여 꼼짝하지 못하다가 가까스로 구조됐다.

16일 오후 영월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과 서강의 하천 수위가 위험 수위인 9m를 넘어서 범람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영월읍 영흥,하송,덕포리 등 저지대 주민 8000여명이 인근 학교 등 안전지대로 한때 대피했었다.

인제군 한계리 2리와 3리 주민 등 180여명과 설악산 국립공원 장수대 110명,옥녀탕 부근에서 등산객 10여명이 고립됐다가 이날 오후 들어 물이 빠지면서 대부분 구조됐거나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설악산 일대 관광객 600여명과 주민 200명 등 800여명도 44번 국도 양양~오색 구간 침수피해로 교통이 두절됐으나 오후 늦게부터 대부분 구조됐다.

이 같은 피해는 미시령 한계령 진부령 등 강원 영서와 영동지역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대부분이 이날 전면 통제됐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대부분의 도로들이 끊겨 유래없는 강원지역 교통마비 사태가 빚어졌다.

이틀째 전면 통제됐던 영동고속도로 원주~강릉 구간은 16일 오전 1시를 기해 상·하행선 1차선씩 통행이 재개됐다.

그러나 영동고속도로의 완전 복구는 일러도 19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철도당국은 15일 오후 3시30분께 정선군 남평리 인근 정선역~나전역 구간 100여m가 침수 피해를 입자 정선역~아우라지역을 잇는 15km 구간 정선선 철도운행을 16일부터 전면 중단했다.

집중호우에 따른 동강 수위 상승과 강원도 영월군 석항역 침수 등으로 운행이 중단됐던 태백선이 16일 오후 11시 청량리발 강릉행 무궁화호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17일 자정 현재 영동선도 운행을 재개했다"며 "운행이 중지된 정선선은 오전에 재개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마을에서는 배전선이 파손되거나 정수장이 매몰돼 이틀째 정전과 급수중단 사태가 이어졌다.

평창 인제 등 4개 시·군 17곳의 지방상수도가 피해를 입어 6만1000여명의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정선 인제 양양 등 7개 시·군 4만5344가구에서도 정전 사고가 발생,이 가운데 2만8000여가구는 응급복구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공포에 떨며 밤을 지새야 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