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중·대형 아파트 청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민간 중·대형 아파트 청약은 8월24일 입주자 모집공고에 이어 9월4일부터 개시된다.

이에 앞서 주택공사 중·소형 아파트는 8월30일부터 청약을 받는다.

이번 판교 중·대형 아파트 청약경쟁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을 전망이다.

무주택자 우선 공급제도가 없는 데다 600만원 이상의 청약예금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채권입찰제 실시로 당첨된 이후 계약 때 자금부담도 커 평균 경쟁률은 지난 3월 중·소형 청약 때의 16분의 1 수준인 50 대 1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그런 만큼 당첨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도 된다.

또 3월 청약 때 고배를 마셨던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이번에 다시 주공아파트에 도전할 수 있지만,전용면적 25.7평 이하 민간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부금 가입자는 청약기회가 없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청약저축 가입자 주공 중소형 재도전

8월 판교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전용 25.7평 이하 중·소형 1774가구 △전용 25.7평 초과 중·대형 4993가구 △중·대형 임대아파트 397가구 등 총 7164가구다.

전용 27.5평 이하 중·소형 아파트는 모두 주택공사가 짓기 때문에 청약저축 가입자만 청약자격이 있다.

특히 주공이 시행하고 민간 건설업체가 시공하는 중·대형은 청약예금 가입자만 신청할 수 있다.

서울 기준으로 청약통장 600만원 가입자는 전용 30.8평(분양평형 38~39평형) 이하,1000만~1500만원 가입자는 40평형 이상 대형 아파트에 신청할 수 있다.

부부가 모두 2002년 9월5일 이전에 가입한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다면 중·대형 아파트에 각자 명의로 동시에 청약할 수 있다.

또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전체 물량의 3%인 203가구(중·소형 53가구,중·대형 150가구)가 세 자녀 이상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된다.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며 세 자녀 가구끼리 경합이 생길 경우엔 자녀수,무주택 기간,거주지 등을 기준으로 당첨자를 가린다.

○44평형 계약 2억5600만원 필요

정부가 추정한 판교 44평형의 실분양가(분양가+채권순매입액)는 8억1000만원,초기 계약자금은 2억5600만원에 달한다.

계약금은 지난 3월 중·소형 분양 당시 일부 상호저축은행에서 계약금 전액을 연 9~9.5%의 금리로 대출했었다.

하지만 8월 분양 물량은 계약금 규모가 많아 아직 대출금액 및 시행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판교 당첨자는 계약금뿐만 아니라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준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중·대형 아파트의 실분양가는 모두 6억원을 넘어 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액수를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연소득이 4000만원인 판교 44평형 당첨자가 금융권에서 받을 수 있는 중도금 대출액은 1억9300만원(20년 원리금 균등상환,연 5.5% 금리 적용) 정도다.

전체 중도금(4억8600만원)에서 이만한 대출액을 뺀 나머지 2억9300만원은 개인 자금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연소득이 늘어나면 대출액이 커지는 만큼 개인이 준비해야 할 자금이 줄어든다.

연소득 6000만원이면 1억9000만원,연소득이 8000만원이면 1억6000만원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서울.수도권 1순위자는 130만명

중·대형 아파트의 예상 청약경쟁률은 지난 3월 중·소형 청약 때(민간분양 수도권 1순위 평균 781 대 1)보다 훨씬 낮은 50 대 1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청약예금 가입자 가운데 중·대형에 신청할 수 있는 서울·수도권 1순위자는 모집자공고일인 다음 달 24일까지 1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이 중·대형 아파트(4993가구)에 모두 청약한다고 가정하면 경쟁률은 평균 260 대 1에 달하게 되지만 2억원이 넘는 초기자금 부담으로 실제 청약자는 훨씬 줄어들 전망이다.

3월 분양 때처럼 전체 1순위자의 20%가 청약통장을 사용할 경우엔 청약자는 26만명에 달해 경쟁률은 평균 50 대 1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