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는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위기 없이 이를 잘 견뎌내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24일자)가 보도했다.

이 주간지에 따르면 미국민들은 유가 상승에 투덜거리면서도 실제로 지난 4일 독립기념일 공휴일 때는 거의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이 기름을 꽉꽉 채웠으며 50마일 이상 여행자가 전년보다 1.2% 늘어난 4070만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6월 하루 가솔린 소비량은 950만배럴을 넘어서 최대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는 실업률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4.6%를 나타내는 등 여전히 튼튼하다.

1분기 성장률도 5.6%를 기록,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고유가를 잘 견디는 이유로 인플레이션을 감안할 때 1980년대 초 유가 파동 당시보다 현재의 유가가 오히려 낮다는 점을 들고 있다.

또한 소득이 늘어나면서 가계 예산에서 유류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미국 경제가 고유가 충격을 예상보다 잘 흡수하는 요인으로 꼽고 있다.

1980,1981년 당시 휘발유 가격은 2005년 달러 가치를 기준으로 할 때 갤런당 평균 3달러로 최근의 시세와 비슷하고 개인 가처분소득 중 유류 소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0년대 4.3%에 달했던 반면 현재는 3.7%로 여전히 낮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석유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에너지 비용을 가격에 크게 연계시키지 않는 것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는 이유라고 뉴스위크는 분석했다.

그러나 중동의 전운 고조로 배럴당 유가가 80달러에 육박하면서 미국 경제가 어느 수준까지 고유가를 견뎌낼지가 관심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가 배럴당 85달러 선까지 올라도 미국의 경제 확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하지만 페르시아만의 산유량이 하루 500만배럴 정도가 줄어들게 되면 배럴당 120달러까지 뛸 수 있으며 이 경우 미국 경제는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