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 신문이나 잡지에 실린 인테리어 관련 기사와 사진을 오려 꼼꼼히 모았습니다.그렇게 만든 스크랩북 12권이 상을 받는 데 밑거름이 돼줬죠."

LG생활건강 대학생 디자인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여라씨(23ㆍ한성대 3학년)는 어린 나이에 남들보다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쌓은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올해로 6회째인 이 공모전에서 인테리어 작품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종합 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LG생건이 매년 열고 있는 이 대회는 용기,패키지,인테리어 등의 세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

화장품ㆍ생활용품을 만드는 회사이다보니 아무래도 대상은 지금까지 용기나 패키지 부문에 쏠릴 수밖에 없었던 것.

심사위원장이었던 나건 국제디자인대학원 교수는 "용기,패키지 디자인 부문에 나온 쟁쟁한 작품을 제치고 인테리어 부문에서 종합 대상이 나온 이유는 단 하나"라며 "이씨의 작품이 대학생이 만든 것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는 LG생건의 보디케어 브랜드 비욘드의 매장을 리뉴얼한 작품 'Rising again=wish'로 대상을 탔다.

이씨는 "인테리어 디자인을 단지 예술이라고만 보지 않는다"며 "평소 경제신문을 스크랩하며 익힌 마케팅 원칙을 디자인에 접목시키려 애썼다"고 말했다.

이주형 LG생건 인테리어팀장은 "고객들이 제품 테스트를 해 본 후 손이나 얼굴을 씻을 수 있도록 세면대를 매장에 함께 설계한 점 등이 심사위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씨의 공모전 출품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사실이다.

그는 "봄 학기 초 공모전 공고를 보고 곧바로 준비에 들어가 한 학기 내내 매달렸다"며 "인테리어 디자인 관련 자료를 작업실에 잔뜩 쌓아두고 밤을 새운 적도 많다"고 말했다.

이여라씨는 상금 500만원을 받는 것은 물론,LG생활건강 인테리어팀 입사도 예약하게 됐다.

오강국 LG생건 홍보팀 차장은 "입사하고 안 하고는 본인의 자유지만,역대 대상 수상자들은 모두 회사에 들어와 디자인 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