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현장이 뒤숭숭하다.

노동계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자동차 4사의 파업,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 등으로 하투(夏鬪)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산업계는 가뜩이나 집중 호우로 물류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하투까지 본격화될 경우 생산 활동이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7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노조가 지난주부터 사실상 전면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기아차와 GM대우 쌍용차 등이 임단협과 구조조정 등을 둘러싸고 파업 대열에 합류하면서 국내 자동차 4사 노조의 파업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26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한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 생산 부문에 이어 판매와 정비 부문까지 파업 강도를 높인 데다 향후 노사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파업 수위를 더욱 높일 예정이어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소비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GM대우와 쌍용차 노조도 지난 14일 부분 파업을 벌인 데 이어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파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18~20일 광주와 화성,소하리 공장 순으로 두 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임금 인상 등을 놓고 이미 수차례 파업을 벌인 금속노조도 사용자측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교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는 19일 울산 지역 30여개 노조의 노조원 3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울산지역 노동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지역 차원의 자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노조의 경우 지난 13일 사용자측과 제8차 본교섭을 가졌으나 상호 간 입장차만 확인한 채 산별 교섭을 끝냈다.

보건의료노조는 3년차로 접어든 산별교섭 정착을 위해 18일부터 집중적인 교섭에 나서 20일께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노사 양측이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의료 대란이 재연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노조와 병원노조 등이 본격적인 휴가철에 앞서 교섭 타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돼 이번주가 노동계 하투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