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금융당국의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던 시중은행들이 7월 들어 대출을 개재했지만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주요 4개 시중은행의 지난 13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주택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133조7087억원으로,6월 말 대비 444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정상적인 대출이 이뤄졌던 지난달 상반월(6월1~15일) 증가액 1조1893억원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이달 13일 21조1447억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68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상반월 증가액(2530억원)에 비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상반월 4073억원이 늘었지만 이달 들어서는 1174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달 상반월 2596억원 증가했던 국민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이번달 661억원 증가해 4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신한은행도 이달 1731억원 늘어 지난달 상반월 증가액(2694억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중은행 여신부 관계자들은 "6월 말에 밀려 있던 대출수요가 이달 초에 몰려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7월이 비록 비수기이긴 하지만 수요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며 "신규 수요는 사실상 실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각종 부동산 규제 효과가 본격화되고 대출 금리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마침 비수기로 진입하는 시점에서 강력한 규제를 실시해 시장이 너무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