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다.

집에만 있자니 아이들이 보채고,피서를 떠나려고 하니 돈 걱정이 앞선다.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자가용을 이용해 피서를 떠날 경우 2박3일에 최저 51만원 정도가 든다고 한다.

보통의 서민 가정으로서는 만만찮은 금액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캉스를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휴가비를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는 알뜰 피서법을 알아봤다.


취사는 직접,음식 장만은 피서지 대형 마트


피서철에 유명 휴양지 근처 식당의 밥값은 '부르는 게 값'일 만큼 훌쩍 뛰어오른다.

따라서 대형 숙박시설을 이용하느냐,야영을 하느냐에 관계없이 밥은 직접 해먹는 게 좋다.

주부의 경우에는 '놀러 와서까지 밥을 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올 법도 하지만,이때만은 나머지 가족들이 취사를 분담하면 수고를 덜 수 있다.

취사도구가 모두 갖춰져 있는 콘도에서는 필요가 없지만,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는 경우 밥을 해먹으려면 버너,코펠 등 캠핑용품이 필요하다.

대형 마트(할인점)에서 구입하는 것도 큰 부담은 없지만 화곡동 잡화시장,청계천 등산용품 상가 등 전문 도매상가를 찾으면 조금이라도 싼 값에 이를 장만할 수 있다.

식료품 구입은 피서지 인근 대형 마트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서지 인근 소매점에서는 '바가지'를 쓰기 쉽기 때문에,필요한 식료품은 미리 메모했다가 대형 마트 일괄 구입하면 좋다.

물놀이용품 마련은 최대한 늦춰야


여름 휴가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수영복이다.

수영복을 성급하게 정상 매장에서 제 값 주고 구입하면 손해다.

휴가철이 다가오면 서서히 할인 판매를 시작하고,본격적인 바캉스철에 임박해서는 행사 상품도 대거 나온다.

따라서 자신의 일정에 맞춰 최대한 기다렸다 사는 것이 유리하다.

행사 매장에서 구입할 경우라도 수영복은 꼭 입어보고 사야 한다.

매장 점원들은 손님이 입어 보겠다고 하면 굳이 막지는 않는다.

물 속에 들어가면 수영복은 약간 늘어나기 때문에 몸에 꼭 맞는 것이나,아니면 한 치수 정도 작은 것을 사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물살에 쓸려 벗겨져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물놀이용품 중 튜브를 고를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아이가 물에서 이용하는 중에 바람이 빠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면과 고무를 혼합한 재질로 코팅한 튜브가 값은 조금 더 비싸더라도 훨씬 안전하다.

꼭지를 이중 마개 처리한 것을 고르는 것도 쇼핑 포인트다.

튜브를 좋은 것을 구입해 비용 부담이 생겼다면,바람 넣는 펌프를 싼 것을 사면 된다.

차량에 연결해 쉽게 바람을 넣을 수 있는 제품이 1만~2만원대에 나와 있지만 도매시장에서 500~1000원 하는 발펌프를 구입해도 사용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옥션 G마켓 등 오픈마켓에서 물놀이용품 일체를 패키지로 묶어 20~30% 정도 싸게 파는 '묶음 상품'을 구입하면 돈을 절약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저렴한 숙박시설 이용


서울 몇몇 자치구에서는 휴양지 근처의 폐교를 사들여 구민 휴양소로 운영하고 있다.

성북구가 대표적인 경우.자매 도시인 삼척시의 한재밑해수욕장 근처의 폐교를 휴양소로 리모델링했다.

하룻밤 숙박료가 3000원으로 저렴하다.

이 밖에도 서초구,동작구가 충남 태안군에 이 같은 폐교 휴양소를 운영하고 있다.

또 전북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 위치한 군산시 공무원 휴양소는 휴가철에 일반인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일반실은 하룻밤에 3만원,방갈로가 2만원이어서 미리 예약하면 저렴하게 숙박을 해결할 수 있다.

농협 충북지역본부가 공동 운영하는 17곳의 '팜스테이' 마을을 찾는 방법도 있다.

해수욕이나 삼림욕을 즐기기 좋은 휴양지 마을도 섞여 있어 잘만 찾으면 저렴한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