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중단을 유도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노력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18일 7일째 이어져 이날 하루 동안 30여 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 12일 시작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숨진 사람이 235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스라엘 공군은 이날 베이루트 북부와 동부 및 레바논 남부 지역에 공습을 집중했다.

레바논 남부의 아이타룬 마을에서는 이스라엘 공습으로 어린이를 포함한 한 가족 9명이 몰살했고, 남부와 동부 베카계곡 지역에서도 11명이 사망했다.

또 베이루트 동부의 레바논 군 막사 2곳에 대한 공습으로 레바논 병사 11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부상했으며, 레바논 중부의 한 기독교인 마을에도 공습이 이뤄졌다.

이스라엘 군은 그동안 기독교 거주지역에는 공습을 자제해 왔다.

레바논 보건 당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기증한 의약품을 실은 트럭 1대가 베이루트-다마스쿠스 고속도로 상에서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운전기사가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은 이 트럭을 무기 수송용 차량으로 의심해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레바논 남부의 이스라엘 국경지대에서는 헤즈볼라 무장요원 1명이 교전 중 사망했다.

지난 12일 이스라엘 병사 2명을 납치해 무력충돌을 유발한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이어갔다.

이날 나하리야 마을에 로켓 공격을 가해 주민 1명을 죽게 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제3의 도시인 하아파를 비롯해 사페드, 아크레, 키르야트 셰모나 같은 국경 인근 마을을 주로 공격했다.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으로 지금까지 사망한 이스라엘인은 민간인 13명을 포함해 총 2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양측의 인명피해는 레바논 측 235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260명에 달해 조만간 3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한편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파견한 중재단을 만난 뒤 헤즈볼라가 납치한 병사 2명을 조건 없이 석방하고 로켓공격을 끝낼 때까지 레바논의 헤즈볼라 거점 시설에 대한 타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모셰 카플린스키 이스라엘 군 참모차장은 군 라디오방송 회견에서 "임무를 완수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번 작전을 끝내는 데 "수 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해 단기간에 레바논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여러 종류의 로켓을 다량 보유한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할 능력을 여전히 갖추고 있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필요할 경우 지상작전을 펼 것이라고 밝혀 이스라엘에 인접한 레바논 남부 지역을 장악한 헤즈볼라 무장요원들을 몰아내기 위해 지상군 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세가 1주일을 넘어서면서 각국은 레바논에 거주하는 자국민 소개 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은 레바논에 있는 자국민 2만 5천여 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이날 전함 5척을 레바논 인근 지중해 해역으로 급파했으며,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다른 서방국가들도 레바논 사태가 더 악화할 것을 우려해 헬기와 선박편을 지원해 자국민들의 탈출을 돕고 있다.

유엔도 이날 베이루트에 주재하는 직원 중 구호요원을 제외한 비 필수 요원과 가족들을 철수시켰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