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LG전자의 2분기 휴대폰 부문 실적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크게 좋아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반기 휴대폰 업황 개선 속도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모두 증권사 예상치를 뛰어넘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4180억원을 나타냈다. LG전자 역시 1905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증권사들의 전망을 400억원가량 초과달성했다.

이들 업체의 예상밖 선전은 휴대폰 부문이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영업이익률은 증권사 예상치 7%를 뛰어넘는 9.7%로 나타났다. LG전자의 영업이익률도 -3%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0.1%에 그쳤다.

휴대폰 부문에서 증권사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은 2분기 후반 들어 휴대폰의 업황이 급격히 개선됐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경우 4,5월만 하더라도 100억원대 규모의 적자가 불가피했지만 6월 들어 드라마틱한 반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휴대폰 산업이 하반기의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다 신모델의 반응이 좋아 턴어라운드를 기대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휴대폰 경쟁력이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최근 소니에릭슨 모토로라의 2분기 실적이 비약적으로 좋아졌다는 점에서 볼 때 삼성전자,LG전자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라며 "하반기 실적전망은 밝지만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동부증권 박찬우 연구원도 "판매 호조에 따른 매출 증가가 예상되지만 당장 수익성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하반기 제품 경쟁력을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삼성전자가 'D900''E900' 등 신제품의 마케팅에 들어가며 LG전자는 히트작인 '초콜릿폰'의 다양한 버전을 내놓는다. 모토로라는 '레이저2'를 출시할 예정이다.

하나증권 김장원 연구원은 "휴대폰 부품업체로 경쟁력을 가진 인탑스피앤텔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밝혔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