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으로 양국에 전쟁의 참화가 휩쓸고 있지만 국제 미인 대회장에서는 양국의 대표들이 친밀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어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고 있는 2006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서 미스 레바논과 미스 이스라엘이 `
가장 친한 친구(best of friends)' 사이라고 대회 참가자들이 전했다.

레바논 대표로 참가한 베이루트 출생의 가브리엘 부 라체드(20)와 우크라이나 이민자 출신의 이스라엘 대표 아나스타샤 엔틴(21)이 23일 최종 선발전을 앞두고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는 것.
대회 주최측에 따르면 라체드와 엔틴은 대회기간 내내 상대의 문화를 공유하면서 시종일관 웃으며 함께 사진을 찍는 등 시종일관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독일 대표인 나탈리아 애커먼은 "둘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절친한 친구"라며 "현재 중동위기를 일으킨 사람들은 이들에게서 뭔가 배울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 유니버스 대회는 1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대부분 20대 초반인 여성 86명이 한 호텔에서 머물면서 빡빡한 일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함께 지내다 보면 언어가 유사하거나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의 참가자들은 쉽게 친구가 되기도 한다.

라체드의 참가를 항의하는 레바논의 이슬람 교도 20여명이 대회 참가자들이 묵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의 호텔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기도 했지만 둘 간의 우정엔 흔들림이 없다.

대회 주최측은 두 미녀의 우정이 세계 평화에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캐나다 대표로 참가한 앨리스 파니키언은 "미스 레바논과 미스 이스라엘이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훌륭한 사례"라며 "미스 그리스와 미스 터키가 친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