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은 일본하면 '독도문제', '식민지배'를 떠올리지만 일본 청소년들은 한류스타와 한국요리를 떠올린다"

서울 양재고 박중현 교사가 올 상반기 서울 강남지역 고교 1-2학년생 2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와 일본 역사교육자협의회 오즈 겐고(大圖健吾) 연구원이 일본 지바(千葉)현내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1학년생과 도쿄의 사립대생 등 23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비교해보면 이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4일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최 한일교과서 세미나에 발표될 두 조사결과의 내용 중 오즈 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중3학생 51%가 '히데요시의 침략(임진왜란)'을, 25%가 '조선 식민지화'를 모른다고 답했다.

반면 대학생들은 99%가 두 역사적인 사건을 알고 있었지만 한국의 과거사 청산요구에 대해 '언제까지 마음에 담아두고 있나', '침략해서 죄송하다.

그러나 반일교육은 납득이 안간다', '독도문제에 너무 억지를 부린다'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한국의 수도를 '서울'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일본 중ㆍ고생이 각각 65%, 86% 였지만 한국 대통령의 이름을 아는 청소년은 드물었다.

'노무현'(4%)보다 오히려 '김정일'(5%)이라고 대답한 수가 더 많았다.

북한의 지도자가 누구냐는 물음에는 중고생의 95%가 '김정일'이라고 맞게 대답했다.

이에 비해 '알고 있는 한국요리가 있으면 열거하라'는 질문에는 대학생은 평균 3.6가지 요리를 들었고 중고생은 1.4개-2.2개를 꼽았으며 김치, 비빔밥, 불고기 순으로 많이 거론됐다.

'얼굴과 이름을 아는 한국인 탤런트를 거명하라'는 질문에는 대학생이 4.6명, 중학생이 2.9명, 고교생이 4.4명을 들어 요리보다 인지도가 높았다.

겐고 연구원은 "조사결과는 일본 청소년에게 한국은 스포츠, 영화, 드라마,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문화적 관심의 대상이지 정치ㆍ경제적인 관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하면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논란 이후 일본 매스컴에서 북한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기 때문에 김정일이라는 이름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제치고 가장 유명한 외국 정치가 이름으로 각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한국의 학생들은 일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설문 대상 학생 중 25%가 일본에 가본 적이 있다고 답한 가운데 '일본'하면 생각나는 것이 대부분 '독도 문제'(30%), '식민지배'(17%), '왜놈'(쪽바리)(11%), '역사교과서'(10%), '군대 위안부'(6%) 순으로 부정적 이미지였다.

반면 '초밥'(11%), '패션'(기모노)(9%), '애니메이션'(8%) 등 문화적 이미지를 답한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국 학생의 61%는 현재 한일 관계가 '나쁘다'고 평가했고, '아주 나쁘다'는 평가도 22%나 됐다.

양국 관계가 나빠진 이유로는 '잘못된 역사교육'(66%), '교과서의 부적절한 서술'(36%), '반일감정'(31%)를 꼽았다.

또한 한국과 일본에 앞으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역사논쟁의 종식'이 41%로 가장 높았고 '상호 협력 강화'(26%), '민간 교류확대'(12%) '경제공동체 구성'(10%)등 '한일 협력'이 필요하다는 답변들이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