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전문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불법점거 사태는 끝났지만 그 후유증이 심각하다는 소식이다.

차세대 설비인 파이넥스 등 24개 현장의 공사중단으로 2000억원의 피해를 본 것 말고도,국가의 핵심 기간산업체 사무실이 엉망진창의 폐허로 변함으로써 업무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충격적이고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불법점거 현장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고 한다.

사무용 집기와 기물이 대부분 훼손(毁損)됐고,오물이 널려 있을 뿐 아니라 고위 임원들의 사무실도 노조원들이 뒤진 흔적이 드러났다.

회사 기밀문서와 중요 자료가 유출되거나 손상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얘기다.

게다가 농성 과정에서 노조 지도부가 쇠파이프와 LP가스통까지 동원해 사실상 노조원들을 감금하면서 환자들까지 농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게 했고,"일감을 주지 않겠다"는 협박으로 노조원 이탈을 막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마디로 폭력 집단의 무법천지나 다름없었던 셈이다.

노조가 이러고서도 그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고,국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번 사태 주동자에 대한 정부의 엄벌과,포스코의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 책임 추궁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반드시 관철(貫徹)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에서 드러났듯 노조는 이제 정당한 절차와 수단을 통하지 않은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얻어낼 수 없고,그들의 설자리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자각해야 한다.

국민경제를 볼모로 잡고 노사협상과 무관한 제3자 사업장을 점거해 난장판을 만드는 불법행위에 어느 국민이 등돌리지 않을 것인가.

따라서 노동계는 우리 사회의 법질서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그동안의 불법·폭력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과 함께 스스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국가 경제가 입는 피해나 회사 경영이 어떻게 되든 내 알 바 아니라는 막가파식 노동운동이 그들 자신의 일터마저 사라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招來)한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일도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특히 민노총과 민노당이 노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노조의 불법행위를 옹호하고 부추기는 상식 밖의 행태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