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과 검찰이 서로 얼굴을 붉히고 있다.

브로커 김홍수의 로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A고법 부장판사 수사를 둘러싼 감정 때문이다.

검찰 수사에서 A판사가 김씨로부터 각종 청탁 대가로 돈과 고급 카펫을 받은 혐의가 언론에 공개됐다.

A판사의 혐의는 검찰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한 뉴스를 통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법원은 검찰의 언론 플레이에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김씨의 로비 리스트에는 A판사 외에 B검사 등 검찰쪽도 포함돼 있다.

B검사는 사건이 터지자 사표를 냈다.

법원은 B검사의 비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데 의구심을 품고 있다.

검찰이 자기 식구를 감싸려고 A판사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혐의를 슬쩍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B검사는 혐의를 인정했으나 A판사는 혐의를 부인해 수사가 길어질 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판사 검사가 로비를 받고 청탁을 들어줬다면 이는 큰 범죄다.

그럼에도 진정으로 자숙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고 안타깝게도 한국 최고의 엘리트임을 자부하는 집단의 현 수준이다.

국민들은 법원과 검찰의 낯 뜨거운 공방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사회부 차장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