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라이벌은 필 미켈슨도,어니 엘스도,세르히오 가르시아도 아니다.

오직 잭 니클로스의 기록뿐이다.'

타이거 우즈(31·미국)는 침대 머리맡에 니클로스의 '메이저 18승' 기록을 붙여놓았다고 한다.

그가 골프를 할 수 있도록 고무시킨 사람이 니클로스고,그가 궁극적으로 이뤄야 할 목표도 니클로스의 이 기록이기 때문이다.

우즈가 예상대로 24일(한국시간) 영국 로열리버풀GC(파72)에서 끝난 제135회 브리티시오픈에서 크리스 디마르코를 2타차로 꺾고 우승하자 세계 골프계의 관심은 이제 우즈가 역대 메이저 최다승을 경신할 수 있을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골프전문가들은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승 선수는 니클로스.22세 때인 1962년부터 46세 때인 1986년까지 18승을 올렸다.

그 다음은 월터 헤이건으로 우즈와 같은 11승이다.

우즈는 2006브리티시오픈 우승으로 메이저대회 다승부문 역대 공동 2위가 되며 니클로스 기록에 '7승차'로 다가선 것.

전문가들은 우즈가 골프선수로서의 최적령기인 30대 중반에 다다르지 않았고,니클로스가 마지막 메이저타이틀을 획득한 것이 46세 때인 만큼 우즈도 앞으로 15년 정도는 메이저대회 우승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점,오랜기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해 오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우즈가 메이저대회 최다승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본다.

우즈는 1997년 프로전향 후 모두 39개의 메이저대회에 출전,그 중 11승을 올렸다.

35세 때까지 해마다 메이저 1승씩만 거둬도 15승이 되고,그럴 경우 니클로스 기록에 3승차로 다가서기 때문에 기록경신은 문제없다는 분석이다.

이번 브리티시오픈은 우즈의 메이저대회 통산 11승이라는 점 외에도 눈여겨볼만한 기록이 양산됐다.

무엇보다 지난 5월 초 아버지를 여읜 뒤 획득한 첫 메이저타이틀이다.

또 1982,83년 연속 우승한 톰 왓슨(미국)에 이어 대회 사상 두 번째로 타이틀을 방어한 선수가 됐다.

시즌 3승을 거두며 단숨에 미국PGA투어 상금랭킹 1위에 오른 것,54홀 선두로 나선 메이저대회에서 단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은 '뒷심'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기록이다.

다만 대회 72홀 최소타수(267타,1993년 그레그 노먼 기록) 및 자신이 갖고 있는 최다언더파(2002년 19언더파) 기록을 경신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즈는 엘스,디마르코,가르시아 등에게 1타 앞선 채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뒤 5번홀(파5)에서 8m 이글퍼트를 성공하며 추격자들을 따돌리고 우승까지 줄달음질쳤다.

합계 스코어는 18언더파 270타.2000,2005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회 우승컵인 '클라레 저그'를 품에 안았다.

우즈는 특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처음 맞이한 우승에 감정이 복받친듯 챔피언 퍼트를 마치고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의 품에 안겨 울음을 터뜨리더니 그린 밖으로 걸어나와 아내와 포옹하면서도 오열했다.

우즈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아버지가 이 자리에 안 계신 것이 너무나 슬펐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