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업계가 휴대폰 산업과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가질 계획이라고 한다. 그동안 수출 효자 노릇을 해 오던 휴대폰 산업에 심상치 않은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어 국내외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폭넓게 논의해 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 2분기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 LG전자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 노키아가 1위를 고수한 가운데 한때 모토로라를 추월해 2위로 올라 설 것 같았던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져 그 격차가 더 벌어졌고, LG전자는 소니에릭슨에 4위 자리를 내주며 밀리는 형국이다. 얼마 전 중견 휴대폰업체 VK 부도가 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이어서 한국 휴대폰 산업이 기로에 선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은 곧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 흐름을 바꿔 놓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어 섣부른 판단을 하기에는 이른 측면도 있다. 그러나 갈수록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저가품 고가품을 가리지 않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방위적인 전략,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 등은 경쟁 판도가 과거와 확실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걱정되는 것은 시장점유율뿐만이 아니다. 영업이익률 순위도 시장점유율 순위 그대로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률은 10% 밑으로 떨어졌고 LG전자는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강세 등의 영향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연 어디서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인가. 맞대응할 수 있는 신제품 적시 출시, 글로벌 브랜드 전략 강화, 신흥시장에 대한 공략, 원가경쟁력 확보, 글로벌 생산시스템 구축 등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기업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전략 선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시장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노키아 모토로라 등 선진국 기업들이 휴대폰 산업에서 여전히 건재한 것을 보면 우리가 못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본다

휴대폰은 수많은 부품·소재,콘텐츠, 통신서비스 등과 연관돼 있어 정부도 산업정책적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통신서비스 분야에서 정책적으로 여러가지 시행착오가 빚어지면서 휴대폰 산업의 위기를 자초한 측면은 없는지도 이번 기회에 살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