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선물거래소 상임감사 선임을 둘러싼 인사 파문이 일면서 거래소 노조의 파업 강행으로 증시가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노조는 "청와대가 자격미달의 386 운동권 출신 인사인 김영환 회계사를 감사로 내정했다"며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이에 대해 거래소측은 최악의 경우 휴장도 검토하겠다고 밝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큰 혼란이 우려된다.


거래소 노조는 청와대가 김영환 회계사를 낙하산 인사로 내정했다고 주장하며 지난 10일부터 14일째 철야농성을 벌여왔다.

노조에 따르면 김씨는 이달 초 청와대로부터 자신이 거래소 감사로 내정됐다며 2명의 대리인을 내세워 노조가 반발하는 이유를 문의하는 등 물밑접촉을 시도했다.

노조는 김영환씨의 경력을 문제삼고 있다.

김씨가 증권업계 경력이 전혀 없는데도 현 정권 실세인 여당 선거캠프에 있었다는 이유로 보은 차원에서 자리를 만들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부산 출신 서울대 82학번으로 현재 일산에서 회계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권에서 활동해 청와대,열린우리당에 포진한 386 운동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31 지방선거 당시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의 정책팀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청와대 부산지역 실세가 김씨를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일단 이날 자정부터 1단계 총파업에 돌입해 25일 주총을 원천봉쇄하기로 했다.

1단계에서 시장관련 부서 인력 50%를 제외한 전체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어 감사 선임 강행 여부를 지켜보며 시장 관련 인력 30%를 제외한 조합원이 참여하는 2단계,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3단계 등으로 파업 수위를 높여나가기로 했다.

거래소는 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 대책을 마련했다.

이정환 증권선물거래소 경영지원본부장은 "주총은 예정대로 25일 오전 11시에 서울사옥에서 열릴 것"이라면서 "신임감사의 선임 여부는 주주들이 주총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노조 부분파업시엔 70여명의 필수인력으로 정상적인 시장운영을 도모하고 전면파업의 경우 대체인력을 투입해 시장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 필수업무를 수행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그러나 전면파업이 장기화할 경우엔 휴장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주식거래시스템은 거래소의 자회사인 코스콤에서 관리하는 만큼 코스콤이 동조파업에 나서지 않는 한 주식거래가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이심기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