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순당의 '백세주'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약주 시장이 '형제 대결'이라는 묘한 경쟁 국면을 맞게 됐다.

배중호 국순당 사장(53)의 친동생인 배영호 배상면주가 사장(47)은 백세주를 직접 겨냥한 약주 신제품을 내놓고,국순당에 본격 도전장을 던졌다.

두 사람은 국내 전통주 제조의 대가인 배상면 국순당 회장(82)의 장남과 차남이다.

동생이 운영하는 배상면주가는 '대포'라는 약주 신제품을 26일부터 판매한다.

이 제품은 '백세주'처럼 생쌀 발효법으로 만들었으며,알코올 도수 역시 백세주와 같은 14도다.

출고가도 백세주 2222원,대포 2230원으로 거의 비슷하며 업소 판매가는 6000원으로 똑같다.

원료에서 백세주가 구기자 등 13종의 한약재를 쓴 반면,'대포'는 달맞이꽃 종자유와 은행잎을 쓴 것이 다른 점이다.

대신 대포는 술 용량을 백세주보다 50㎖ 늘린 425㎖로 내놓았다.

배상면주가는 지금까지 알코올 도수 20도짜리 과실주인 '산사춘'을 주력 제품으로 삼는 등 '백세주'와의 충돌은 피해 왔다.

백세주가 복분자주 등에 시장을 뺏겨 고전하고 있는 때에 신제품을 내는 것도 눈길을 끈다.

배영호 사장은 "백세주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위기를 맞고 있는 데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것이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을 통해 약주 시장의 '제2의 전성기'를 가져오는 것이 배 회장의 뜻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배영호 사장은 국순당 이사로 재직하다 1996년 독립,배상면주가를 설립했다.

배중호 사장의 여동생(배영호 사장의 누나)인 배혜정씨도 탁주 업체인 '배혜정누룩도가'를 운영하는 등 배 회장의 3남매가 모두 전통주 업체를 경영하고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